비박 정병국-주호영, 후보 단일화 전격 합의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비박(비박근혜)계 당권주자인 정병국·주호영 후보가 4일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오는 9일 열리는 전당대회는 친박(친박근혜)계인 이정현·이주영·한선교 후보를 포함해 4파전으로 치르게 됐다.

정 후보와 주 후보 간 단일화 여론조사는 당원과 일반인을 7 대 3의 비율로 한 2000명을 대상으로 이날 오후부터 시작해 5일 오후 6시께 마친다. 5일에는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전당대회 출마 후보들의 충청권 합동연설회가 예정돼 있어 연설회 직후 단일 후보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후보가 선거 후보등록일인 지난달 29일 비박계인 김용태 의원과 ‘비박계 후보 1단계 단일화’를 이룬 것과 같은 방식이다.

두 후보는 이날 공중파 방송 3사 TV 토론 직후 별도로 회동하고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 좌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도 비박계 단일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혀 전당대회 구도가 크게 출렁일 전망이다. 당내에선 정 의원 지역구는 수도권(경기 여주·양평), 주 의원 지역구는 대구·경북(대구 수성을)으로 당원 숫자가 가장 많은 지역인 수도권과 대구·경북지역이 합쳐진 셈이어서 단일화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후보는 기자와 만나 “친박 패권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혁신세력 후보자들이 흩어져서는 안 된다는 요구를 받았다”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주변의 단일화) 압박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주 후보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제가 대구·경북의 유일한 당대표 후보”라며 “당원 동지들이 여론조사에 끝까지 응대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친박계는 이 같은 비박 단일 후보 움직임에 대해 “계파 패권주의의 전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비박 후보 단일화에 대응해 이주영·이정현 후보 간 친박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