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2~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2차 동방경제포럼(EEF)에 주빈으로 참석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가 3일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박 대통령을 EEF 주빈으로 초청한 건 러시아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극동지역 개발에 한국 기업이 적극 투자해달라는 뜻이며 박 대통령이 이에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도 EEF에 참석해 투자 여부를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방경제포럼(EEF)은 러시아가 극동 지역의 투자 유치 및 개발을 목적으로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포럼이다. 이번 포럼은 ‘러시아의 극동 지방을 열다’라는 주제로 한국 일본 중국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의 정부 및 기업 인사들이 참석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참석한다. 지난해 1차 포럼 때는 32개국에서 2500여명이 참석했으며 총 270억달러 규모의 109개 투자협정서와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당시 우리 측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주요 인사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호텔롯데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기업인을 포함해 총 100여명 참석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사실상 끊어진 한·러 경협이 다시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은 취임 후 양자 차원에서 이뤄지는 첫 러시아 방문이자 2013년 11월 푸틴 대통령의 방한에 대한 답방 성격이 있다.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 정상회담은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처음 열리는 회담이어서 사드 문제가 언급될지 주목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