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1천㎞ 날려…고각사격으로 500~600㎞ 비행과 다른 방식
軍 "우리나라 항구·비행장·주변국 타격의지 노골적 드러내"
군사분계선 부근까지 노동미사일 이동 발사…'미사일 벨트' 탄력 운용

북한이 3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노동미사일은 '장거리 타격'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용도라는 게 우리 군 당국의 분석이다.

이날 오전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노동미사일이며, 비행 거리는 1천㎞가량인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이 실전 배치한 노동미사일의 최대 비행 거리는 1천300㎞이다.

이번에는 최대 비행 거리에 근접하도록 연료량을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노동미사일은 일본 아키타(秋田)현 오가(男鹿)반도 서쪽 250㎞ 지점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한 것으로 일본 방위성은 추정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의 EEZ에 낙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량에 탑재된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하는 노동미사일은 탄두 중량이 700kg으로 고성능 폭약과 화학탄,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1천km 비행시 원형공산오차(CEP)가 2km 이상이어서 명중률은 높지 않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노동미사일을 1천㎞가량 날린 것은 장거리 투발 능력을 시현해 주일미군 기지 등 주변국에 대한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유사시 해상으로 이동하는 미군 증원전력을 타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합참은 이번 발사는 "특히 향후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우리 항구와 비행장 등 대한민국 곳곳을 겨냥함은 물론, 주변국까지도 타격할 수 있다는 도발 의지와 야욕을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발사대를 거의 83도 이상으로 세워 고각 발사 방식으로 500~600㎞가량 비행하도록 조절했으나, 이번에는 먼 거리를 날아가도록 발사 방식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평양 일대에 배치한 노동미사일을 황해북도 은율지역까지 끌고 와 발사함으로써 일본까지 사정권에 넣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군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 북한은 지난달 19일 스커드 1발과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에 대해 유사시 남한으로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훈련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북한 내륙 방향으로 스커드, 노동, 무수단, KN-08 미사일 순서로 배치했으나 노동미사일을 MDL 근처까지 이동시켜 발사함으로써 이런 '미사일 벨트'를 수시로 변경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700㎏이어서 핵탄두 크기만 줄이면 탑재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재진입체'로 추정되는 탄두부와 기폭장치로 보이는 구(球)형 물체를 공개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기폭능력은 갖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추진 중인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완성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식별되지 않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먼 거리까지 날린 것을 볼 때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해 유사시 요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미사일은 최고 속도가 마하 7~8로 분석된다.

사드는 고도 40~150㎞에서 마하 8의 속도로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