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중립 후보진영, 비박계 단일화 논의 조짐에 '경계론'
비박계 "친박계, 두 李 단일화 혹은 표몰아주기 시도할 것"

새누리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9 전당대회'가 2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단일화 논의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이를 놓고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미 정병국·김용태 의원의 단일화 합의를 이끌어낸 비박(비박근혜)계가 추가 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친박(친박근혜)계에서 잇따라 비판 성명을 내놓으며 거부감을 나타냈고, 비박계에서도 친박·중립계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대표 후보자들에게 드리는 고언'이라는 개인 성명을 내고 "일부 후보가 입으로만 혁신을 내세우고 계파 타령을 하면서 갈등을 부추기는 선거참패 책임론, 후보단일화 등 정치공학적 계산에만 몰두하는 후진적, 계파주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전대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으나 국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당의 갈등을 봉합하는 화합의 방향을 제시하는 등 당과 국가의 미래를 위한 거대 담론의 장이 돼야 함에도 그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총선 책임론을 주장하는 비박계 후보들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친박 중진인 정갑윤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계파 대결로 몰고 가는 선전포고식 단일화는 당의 통합과 화합, 혁신을 해침으로써 당을 다시 사분오열로 만드는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말했다.

전대 의장인 정 의원은 그러면서 "당은 계파 부활을 선동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응분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립 성향인 이주영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 정병국 의원을 직접 거명한 뒤 "비박 단일화와 같은 것만 얘기하면서 여전히 계파 프레임에 갇혀 있는 분"이라며 "혁신을 가장하면서 비박 계파간 단일화를 추진하는 게 바로 반(反) 혁신이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비박계에서는 이주영 의원을 사실상 친박계라고 주장하면서 이정현 의원과의 단일화 혹은 '표 몰아주기'가 시도될 수 있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한 비박계 의원은 "아직 전체적인 판세가 오리무중이어서 당 대표 후보 5명이 모두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이번주 후반이나 주말께 사퇴하는 후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어차피 친박계도 이주영 의원과 이정현 의원 가운데 한쪽을 선택할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주호영 의원은 자신이 비박계 단일화를 위해 사퇴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비박 후보들이 표가 갈라져서는 어려우니 하나로 합쳐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주위에서 있을 뿐이지 저로서는 단일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류미나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