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 탈북 학생이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서 3차례 은메달을 수상한 리정열 군(18)인 것으로 보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홍콩 언론이 탈북 추정 학생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CMP는 지난달 6일부터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의 대학생 도우미 약 100명이 대회 폐막식 다음날인 지난달 16일 오후 1시께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WhatsApp)으로 리 군의 행방을 알아봐 달라는 요청을 리 군 사진과 함께 받았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SCMP는 왓츠앱 메시지 발신자를 보도하지 않았으나, 도우미 100명의 왓츠앱 계정을 알고 있는 대회 주최 측이 북한대표팀 측의 의뢰로 리 군의 행방을 물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학생 도우미들은 당시 대회 개최 장소인 사이쿵(西貢)구 홍콩 과학기술대에서 109개국의 대회 참가자 500여 명을 각 팀의 버스로 안내하고 있었으며 아무도 회신하지 않았다고 SCMP는 보도했다.

과학기술대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리 군이 지난달 16일 숙소가 있던 과학기술대 캠퍼스를 혼자 떠나는 것이 확인됐다.

리 군은 이후 20여 ㎞ 거리인 홍콩섬 애드미럴티(金鐘)의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을 찾아 망명 신청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 대표팀 중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 출전 경험이 가장 많은 리 군은 올해 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해 201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과 작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대회에 이어 3차례 연속 은메달을 땄다.

북한 대표팀은 올해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4개를 획득했으며 종합점수 168점으로 6위를 차지했다.

리 군을 제외한 북한 대표팀 학생 5명과 인솔교사 2명은 지난달 19일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떠났다고 SCMP와 명보가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대회 참가 학생들은 북한 대표팀이 대체로 조용했지만 일부가 지난달 15일 폐막식 후 열린 환송회에서 사교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SCMP가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 대표팀이 친절했으며 영어가 유창했다고 말했다.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영사관 내 탈북자 체류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엄격한 출입자 통제를 지속하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