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안전·외교관계 등 감안해 밝히지 않는 것이 정부 입장"
몰타 北근로자 추방 및 일부 한국행 보도에도 구체적 확인거부


외교부는 28일 최근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에 탈북자가 진입했다는 홍콩 언론 보도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그 사안에 관해서는 확인해드릴 수 없는 입장"이라면서 "탈북민 관련 제반 사항은 탈북민의 신변안전과 관련국과의 외교 문제 등을 감안해서 밝히지 않는 것이 정부의 입장임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이어 "다만 우리 정부는 탈북민 문제 발생시 관련국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으며, 탈북민의 안전이송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가 관련 보도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지만, 신변안전과 외교 문제 등을 감안해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관련 보도를 우회적으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홍콩 동방일보(東方日報) 인터넷판인 동망(東網)은 전날 최소한 한 명의 탈북자가 1∼2주일 전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해 일시적으로 영사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와 관련, 빈과일보는 북한 군 배경의 인사가 도주해 홍콩으로 온 뒤 한국총영사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고 전했고, 명보(明報)는 해당 탈북자가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던 18세 학생이라고 보도했다.

조 대변인은 지중해 섬나라인 몰타 정부가 자국내 북한 근로자들을 사실상 추방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특정 국가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을 확인해 드릴 수 없습니다만 북한 해외 노동자와 관련해서 여러 국가가 신규비자 발급 중단, 비자 재발급 불허, 북한 노동자의 불법체류 및 불법행위 조사, 북한 노동자 고용계약 미갱신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몰타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 3명이 한국으로 입국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조 대변인은 "탈북민 관련 제반 사항은 신변안전, 관련국과의 외교 문제 등을 감안해 밝히지 않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면서 "확인해 드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통일부는 "작년 몰타에서 탈북민이 입국한 사실은 있으나 올해 입국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