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돌고돌아 출마…'범친문' 秋·宋·金과 대결구도
예비경선 첫 고비…"李,비노표 잠식"·"친문표 분산" 셈법 분주
현안마다 노선 차이 감지…"결국 또 계파대결" 우려도

더불어민주당 당권경쟁이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28일에야 4파전으로 정리가 됐다.

막판까지 출마 여부를 두고 고민하던 이종걸 의원이 결국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추미애 송영길 의원·김상곤 전 혁신위원장 등 '범친문(친문재인)' 후보 3명과 비주류 후보 1명의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특히 더민주는 4명 이상이 출마하면 3명으로 추려내기로 한 만큼, 이제 당 안팎의 관심은 내달 5일로 예정된 예비경선에서 '컷오프'될 한 명이 누가 되느냐에 집중될 전망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번에도 주류와 비주류의 계파대결 양상이 될 것", "결국은 누가 친문진영과 가까우냐가 예비경선은 물론 본선 승부도 좌우할 것" 등의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이 의원의 출마 결정으로 다음달 27일 본선을 바라보고 당권 행보를 보여 온 추 의원과 송 의원, 김 전 위원장 등 후보들도 전략 궤도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내달 5일 예비경선이 열리게 되면서, 전대 흐름을 좌우할 승부처가 됐기 때문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선거의 효율성을 고려하면 예비경선을 굳이 치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예비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예비경선에서는 한 명의 탈락자가 가려지는 것은 물론, 자칫 1~3위 순위가 밖으로 알려질 경우 본선 경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후보들은 각자 '표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비주류 대표격으로 합류한 이 의원이 기존 경쟁구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송 의원이나 김 전 위원장이 확보한 '비주류 표'를 이 의원이 잠식하면서, 역설적으로 '친문후보' 색채가 가장 뚜렷한 것으로 평가받는 추 의원이 유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이 의원이 예비경선을 통과하고 '범친문 후보'로 분류되는 세 후보 중 한명이 탈락한다면, 본선에서는 '친문 표'가 한곳으로 몰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에서는 이 의원이 컷오프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설사 지금 친문진영의 표가 쏠려 있다고 하더라도, 예비경선에서는 세 후보 모두 탈락시키지 않고자 적절히 분산될 수 있다"며 "비주류 진영이 모두 이 의원을 지지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쟁이 한층 격해진 가운데 후보들은 각자 공약을 제시하며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된 모습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추 의원은 이날 후보 등록 기자회견에서 "많은 분이 야권통합을 이야기하지만 우리 당의 강력한 통합이 먼저"라며 "3자 대결을 벌여도 이길 수 있는 강한 야당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의원이나 송 의원, 김 전 위원장이 공통으로 전체 야권의 연대를 강조하는 것과는 온도차가 느껴지는 주장이다.

송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정의당, 국민의당과의 정책연대를 제안한다"고 밝히면서, 당 대표가 되면 대북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당내에서는 결국 친문진영의 표심에 따라 전대결과가 좌우되는 것은 변함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 관계자는 "온라인당원 증가는 물론 대의원 구성 현황 등을 고려하면 친문진영이 압도적인 힘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며 "결국 누가 '더친문'이고, 누가 '덜친문'이냐로 당권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이정현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