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국방 고위급 참석…중고도무인기 기술이전도 의제에 포함

한미 양국이 26일(미국 현지시간) '방산기술전략협의체'(DTSCG) 첫 고위급 회의를 열어 한국형 전투기(KF-X) 기술 이전을 포함한 국방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현지시간으로 26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제1차 DTSCG 고위급 회의가 열린다"고 26일 밝혔다.

DTSCG는 한국과 미국 정부가 작년 11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설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KF-X를 포함한 다양한 국방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이다.

양측은 지난 3월 DTSCG 실무급 회의를 개최한 바 있으나 고위급 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2+2(외교·국방) 성격의 이번 회의에는 한국 국방부 차관, 전력자원관리실장, 국제정책차장,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방위사업청 차장,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이 참석한다.

미국 측에서는 국방부 정책차관실 수석부차관과 국무부 군축차관이 대표로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우리측은 KF-X와 MUAV(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 관련 기술 협력 사항을 미국 측에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F-X와 MUAV의 국내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의 이전을 미국 측에 요청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이전할지를 결정하는 자리는 아니다"라며 "(기술이전에 관해) 서로 공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작년 11월 KF-X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 21개 항목의 수출허가(E/L)를 승인했고, 방사청은 그 후속 조치로 올해 1월 이들 기술항목을 수백여 개로 세분화한 리스트를 미국에 전달했다.

KF-X 개발사업에 참가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는 미 록히드마틴 인력이 배치돼 기술이전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F-X 기본설계 준비를 위한 미측의 기술지원 인력도 방한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DTSCG 고위급 회의에서 한미 양측은 세부적인 기술항목을 일일이 논의하지는 않겠지만, 기술이전을 진행하는 방식에 관한 입장을 교환하고 공감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MUAV 기술이전 문제에 관해서는 "기본적으로는 국내 개발사업이지만, 피아식별장비와 군용 GPS(위성항법장치)는 별도로 미국으로부터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구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 측은 국방기술 교역에 관한 미국 정부의 기본 원칙을 한국 측에 설명하고 우리 정부는 방산기술보호법을 비롯한 국내 방산기술 보호제도를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DTSCG의 기본 의제는 방산기술 전략, 기술 보안, 방산 외교정책, 기술 협력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측은 한미동맹의 연합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 협력 방안에 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며 "양국의 정책을 서로 확인하고 필요한 분야의 협력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