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마치고도 기업인에 계속 질문…"정부 제도개선이 기업 성장보다 느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중견기업이 좀 성장했다는 이유로 자산 몇백조 원의 대기업과 동일하게 규제를 받는 불합리한 문제도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중견기업인의 날'인 이날 중견기업인 140여 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격려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앞으로도 정부는 중견기업을 우리 경제의 허리로 육성하기 위해서 가능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일부에서는 규제 완화의 부작용을 우려하지만, 우리 중견기업들이 세계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성장 산업을 창출해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 근본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중견기업계에서도 제도 개선의 취지에 공감해서 새로운 성장을 위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혀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8월 중견기업 대표단 초청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성장의 사다리를 놓겠다'고 약속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후 정부는 중견기업 성장의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도입된 '명문 장수기업 확인' 제도와 관련해서는 "세제 지원이 반영되지 못하고 중견기업도 대상에서 제외돼 사실상 반쪽짜리가 되고 말았다"며 "20대 국회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다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중견기업계에서도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최근 몽골 방문을 계기로 5조원 규모의 현지 인프라 사업 참여를 추진키로 한 박 대통령은 "이런 해외 순방을 통한 경제외교가 우리의 중소·중견기업들에 글로벌 시장을 열어주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중견기업 지원 정책을 시행하는 이유도 세계시장 진출을 통해서 좁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참석한 기업인들이 소감카드 등의 선물을 증정하는 것으로 끝날 예정이었으나, 박 대통령은 자리를 뜨지 않고 "글로벌 진출시 구체적인 애로가 무엇인가"라며 추가로 질문을 던지는 등 계속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박 대통령은 '글로벌 브랜드 개발과 마케팅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답변에 "마케팅은 물론 연구개발(R&D), 세제, 투자 등 중견기업 규모에 맞는 글로벌 진출 지원방안을 마련하라"고 유일호 경제부총리에게 지시하고 "정부가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해왔지만 중견기업의 성장속도에 비해서는 느리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