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 민간에 첫 개방…사드 논란 커지자 막판에 공개 수용

태평양 괌 기지에 배치된 사드 포대가 18일 한국의 국방부 관계자들과 취재진에 공개된다.

한미 군 당국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배치지역 선정 작업을 하면서 X-밴드 레이더(AN/TPY-2)의 전자파 인체 유해성과 발전기 소음, 환경피해 등의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괌의 미군 사드 포대 공개를 협의해왔다.

미군 측은 사드 기지를 타국 민간인에게 개방한 사례가 없다며 처음에는 난색을 표명했으나 한국에서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마다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한국 측 요구를 막판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들과 취재진은 괌 사드 포대 운용 실태와 레이더 전자파 인체 위해성 여부, 발전기 소음, 환경피해 등 경북 성주지역으로 사드 배치지역이 결정된 후 제기되는 논란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활동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괌 사드기지는 주변 3㎞ 이내에 민가가 없고 레이더 빔도 바다를 향해 쏘는 형태여서 레이더가 1.5㎞ 거리의 성주읍을 비롯한 내륙을 향해 있는 성주와는 입지조건에서 차이가 있다.

사드의 적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성공률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 과제다.

이와 관련, 마이클 길모어 미 국방부 미사일 운용시험평가국장은 지난해 3월 상원 군사위 서면 진술서를 통해 "지금까지 비행실험과 신뢰성 실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사드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은 지속적이고 꾸준한 신뢰성 향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극한 온도와 온도충격, 습기, 비, 얼음, 눈, 모래, 먼지 등을 견뎌내는지 등 시스템 성능을 시험하는 자연환경 실험에서도 결함을 보였다"며 "이는 사드가 언제, 어디에 배치되든 적절하게 운용될 수 있음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꼭 해결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육군은 2013년 4월 북한의 무수단(화성-10) 중거리미사일의 공격 위협이 대두하자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 북서쪽 정글 지역인 '사이트 아마딜로' 평지에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했다.

미 본토 이외 지역에 사드를 배치한 것은 괌이 처음이었다.

35.7 에이커(4만3천700여 평)에 달하는 석회암 수풀림과 다년생 잡목림을 제거하고 X-밴드 레이더와 발사대 6기, 교전통제소를 설치했다.

현재 '알파포대'에는 200여 명의 병력이 있으며 중령이 지휘관을 맡고 있다.

태평양 지역의 모든 공군 전력과 미사일방어 체계를 담당하는 제84 육군 방공 미사일방어사령부(AAMDC)의 지휘를 받고 있다.

괌 사드 포대 장병들은 4~6개월 주기로 미국 본토의 사드 포대 장병들과 순환 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성주지역에 사드가 배치되면 괌 포대와 같은 방식으로 병력만 순환 근무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 체계는 트럭에 탑재되는 발사대와 요격미사일, 항공 수송이 가능한 AN/TPY-2 등으로 구성돼 있어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를 이용하면 미국 본토에서 수 시간 내에 한국에 전개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