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조사 철저히 됐는지 의문"…與 "발언기회 차별받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4일 전체회의는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에 대한 교육부의 진상조사 결과를 놓고
여야의 공방으로 파행한 끝에 산회했다.

당초 이날 회의에서는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문화재청의 2015년 결산 심의와 나 전 기획관에 대한 처분과 관련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보고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 부총리의 보고가 이뤄지고, 회의에 참석한 교육부 공무원 전원이 머리를 숙여 사과한 뒤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되면서 여야의 공방이 이어졌다.

먼저 야당은 부실조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 부총리의 설명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교육부의 방침이 실제로 인사혁신처의 징계로 이어지려면 진상조사 결과가 파악되고 보고돼야 한다"며 "장관의 말만 듣고 실제 조사가 철저히 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도 "조사 결과에는 술을 많이 먹었다는 것에 대해 명분을 주기 위해 쓴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실제 술이 오가지 않았음에도 개인의 소신을 이야기하다 언쟁이 벌어진건지 아닌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부총리는 "나 전 기획관은 폭탄주 8잔, 소주 11잔을 마셨다고 조사됐다"고 설명했고, 김 의원은 동석한 기자들이 증언한 양보다 많다고 지적하면서 정확한 조사를 재차 요구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에 일방적으로 발언권이 주어지고 있다고 반발했다.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여야 간사의 질의시간 합의도 하지 않고, 의사진행발언을 장관 질의시간으로 대책없이 운영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종배 의원도 "위원장이 발언기회를 똑같이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이렇게 (여야 의원을) 차별하면 안된다.

위원회를 공정공평하게 운영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반발했다.

더민주 안민석 의원이 "얼렁뚱땅 만든 보고서 같다"며 "여야 의원 각각 1명과 교육부 등 3명의 조사위원회가 구성돼야 이 문제가 마무리 될 것 같다"고 중재를 시도했지만, 공방이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회의 1시간여 만에 정회를 선포한 교문위는 여야간 협의를 통해 갈등 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야당 소속 유성엽 교문위원장의 사과 없이는 회의에 돌아갈 수 없다고 반발, 회의는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잠시 재개됐다 10여분만에 끝났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