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초 국내 취재진 괌 방문…軍, 패트리엇·그린파인 기지도 공개

주한미군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한미 양국 군 당국이 사드배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토록 하는 등 적극적인 대국민 설득작업에 착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2일 "다음 주 초 국내 언론사 취재진이 태평양 괌 미군기지에 있는 사드 포대를 견학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보안시설인 괌 사드 포대를 한국 언론에 공개하도록 미군 측의 협조를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괌은 미군이 본토가 아닌 해외에서 사드를 운용하는 유일한 곳이다.

현재 미군이 운용 중인 5개의 사드 포대 가운데 4개는 미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 기지에 배치돼 있고 나머지 1개는 괌에 있다.

괌에 사드 포대가 배치된 것은 2013년이다.

한미 군당국이 괌 미군기지에서 운용 중인 사드 포대를 국내 언론에 공개해 사드에 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새누리당 이종명 의원이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국내 언론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지역 주민들의 괌 미군기지 현장 답사를 제안했고 한 장관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군사시설에 관한 한 극도의 보안을 유지해온 미군이 괌의 사드 포대를 이례적으로 국내 언론에 공개하기로 한 것은 사드를 둘러싼 논란을 불식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은 국내 취재진의 괌 사드 포대 견학과는 별도로 조만간 중부 지역에서 운용 중인 요격미사일 패트리엇(PAC-2) 기지와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그린파인' 기지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군은 전문가들의 참관 아래 전자파를 측정하고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수준이 아님을 보여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패트리엇과 그린파인 레이더가 지금까지 지역 주민과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주지 않고 운용돼온 만큼, 사드 레이더도 유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지난 10일 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사드 레이더의 (인원 출입을 통제하는) 안전거리는 패트리엇, 그린파인 레이더보다도 짧다"며 "안전성은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내에 배치될 사드의 사격통제용 레이더는 안전거리가 100m다.

사드 레이더 전방 100m 반경이 인체 위험구역으로, 인원 출입이 통제된다는 말이다.

우리 군이 사드 레이더보다 안전거리가 긴 패트리엇과 그린파인 레이더의 안전성을 국내 언론에 증명함으로써 사드 레이더의 유해성 논란을 불식하는 데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청사 대강당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주한미군 사드배치 설명회'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국방부 당국자는 사드의 기본 개념부터 주한미군 배치 필요성, 인체·환경 유해성 논란, 중국의 반발을 포함한 외교적 논란 등을 두루 소개했다.

국방부 직원들이 소속 부서와는 상관없이 사드에 관한 기본지식을 갖추도록 함으로써 주변 사람들이 사드에 관해 질문할 때 정확한 사실을 전달할 수 있도록 교육한 것이다.

국방부 직원 교육을 시작으로 대국민 설득작업에 나선 셈이다.

국방부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주한미군 사드배치, 이것이 궁금하다'라는 제목의 카드뉴스를 올려 네티즌들에게 사드에 관한 기본지식을 설명했다.

국방부가 제작한 카드뉴스는 "(사드는) 증대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국가 안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