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들이 당국의 비호 아래 해외에서 멸종위기의 야생동물인 코뿔소 뿔을 밀매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2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국제시민사회단체인 '국제 조직범죄방지 세계계획'이 지난 11일 발표한 '국경 없는 코뿔소 뿔 거래에 관한 조직범죄망과 동물보호 보고서'를 통해 지난 30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북한 외교관들의 야생동물 밀거래 실태를 폭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6년부터 아프리카에서 외교관이 직접 나서 코뿔소 뿔과 코끼리 상아를 밀거래하다 적발된 사례는 모두 29건이며 이 가운데 16건은 북한 외교관에 의해 저질러졌다.

최근 사례는 지난해 5월 남아프리카 공화국 주재 북한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모잠비크에서 코뿔소 뿔 4.5㎏을 밀매하다 현지 경찰에 체포돼 보석금 3만 달러(한화 3천500만 원)를 내고 풀려났다.

이 단체의 줄리안 레더마이어 수석 연구원은 "국제 암시장에서 코뿔소 뿔은 금과 같이 고가에 팔리고 있어 각종 대북제재로 경제사정이 악화한 북한에 좋은 외화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양의 지시를 받고 아프리카의 북한대사관들은 북한 정권을 위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며 "북한은 당국이 직접 나서서 코뿔소 뿔과 코끼리 상아 밀거래를 하는 범죄 국가"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곽명일 기자 nkfutu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