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특사 목적으로 경제위기 거론해 주요 경제인 사면 관측 지배적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광복절 특별사면 방침을 언급함에 따라 재계 안팎에서 기업인 사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사면 목적으로 경제적 위기를 거론하며 "희망의 전기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점에 비춰 주요 경제인이 이번 사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집권 후 두 차례 사면권을 행사한 박 대통령은 2014년 1월 설 특사에서는 비리 정치인과 기업인을 완전히 배제했고, 지난해 광복 70주년 특사에서는 주요 경제인 14명을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

14명 중 재벌 총수는 최태원 SK 회장 1명이었다.

재계에 따르면 이번 특사가 현실화한다면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인으로는 집행유예가 확정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현재 수감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이 꼽힌다.

김승연 회장은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법정구속, 구속집행정지 등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2014년 2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김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이 2019년 2월까지여서 그때까지는 등기이사직 수행이나 주요 계약상 지위 등에서 제약을 받는다.

김 회장은 한화그룹 회장으로서 활동을 재개했고 최근에는 복귀 이후 사실상 첫 현장방문으로 충북 진천의 한화큐셀 태양광 셀 공장을 찾기도 했다.

김 회장은 특히 작년 광복절 특사 때 최태원 회장과 함께 가장 많이 사면 대상으로 거론된 인사여서 대다수 재계 관계자들은 이번 특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현재 재상고 포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 회장이 재상고를 포기할 경우 법적으로 특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날 "이 회장의 건강이 최근 급속도로 악화돼 재상고를 포기할지 검토 중"이라며 "현재 여러 사항을 고려하며 재상고 포기 여부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과 함께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그는 현재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서울대병원에서 CMT(샤르콧 마리 투스)라는 신경근육계 유전병과 만성신부전증 등을 치료받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부회장도 사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회장은 SK그룹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465억원을 빼돌려 옵션투자금 등으로 유용한 혐의 등으로 최태원 회장과 함께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확정 판결받고 41개월째 복역 중이다.

만기출소는 오는 10월이다.

최태원 회장은 작년 8월 사면복권됐으나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은 제외됐다.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은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아버지인 구자원 회장, 동생인 구본엽 전 LIG 건설 부사장과 함께 기소돼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구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구본상 전 부회장은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구본엽 전 부사장은 징역 3년을 각각 확정 판결받았다.

구 전 부회장의 만기 출소는 오는 10월이며, 2심에서 법정구속된 구 전 부사장은 2017년 2월에 출소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