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뜻 제대로 못 읽는 정당은 존재가치 없어" 쓴소리
"더민주 승리, '순간적 환희'로 끝나선 절대 안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9일 지난 4·13 총선 승리와 관련, "오래간만에 1당이라는 승리를 맛봤지만, 순간적 환희로 끝나선 절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정치스쿨' 수료식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지난 1월 중순 이전만 해도 당이 계파싸움에 사로잡혀 이전투구만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 이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며 이같이 쓴소리를 했다.

이어 "더민주를 어떻게 정상적 정치를 할 수 있는 정당으로 변모시킬 것인가"라며 "정치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적응하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표출되는 국민의 의사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정당은 정당으로서의 존재가치가 거의 없다"고 경고했다.

8·27 전당대회 이후 당이 다시 '계파정치'로 환원, 국민의 외면을 받는 과거의 모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대표는 또한 "우리나라의 각 정당이 아직 젊은이들이 바라는 미래에 대한 확실한 청사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현실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해결방안을 못 내놓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군데도 성한 데가 없다"며 "정치는 정치대로 세상을 잘못 읽는 것 같고, 경제는 경제대로 저성장 늪과 양극화라는 심각한 위기, 그리고 흙수저-금수저 논쟁 속에 놓이면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도는 사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3선, 4선, 5선 이런 분들의 사고는 점점 낡아가서 과거만 생각하지 새롭게 다가오는 물결을 잘 못느낀다"며 청년일자리 70만개 공약 등을 언급한 뒤 "당이 행여나 나태한 모습을 보이면 각성하도록 촉구해달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전 대표가 이날 네팔에서 귀국, "이명박 박근혜정부는 철저하게 실패했다"고 비판한데 대한 의견을 묻자 "남의 얘기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얘기할 수가 없다.

개인이 얘기한 것에 대해 코멘트할 이유가 없다"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당권주자인 추미애 의원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자신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한 데 대해 "그 때 나는 당에 있지도 않았다.

전혀 사실도 아닌 얘기"라며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추 의원의 주장이 친노·친문의 지원을 받기 위한 차원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무슨 도움이 될런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전 조계사에서 열린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신임 회장 취임법회에 참석, 축사에서 "가진 자들의 절제되지 않은 탐욕과 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사회적 제도로 인해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더민주는 불평등을 해소하고 더불어 잘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