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비행 4월과 달리 이번엔 수㎞에 그쳐

북한은 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했으나 초기비행 단계에서 실패해 SLBM 기술 수준이 여전히 완성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발사한 SLBM은 수㎞ 비행에 그쳐 지난 4월 23일 30여㎞ 비행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당시에도 비행 중 공중폭발했고, 이번에도 동일한 패턴을 보여 SLBM의 결함을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은 초기비행 단계의 결함을 극복하기 위한 시험비행을 앞으로 수차례 더 진행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르면 2∼3년 안에 SLBM 실전배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지난 2013년 잠수함을 건조하는 조선소가 있는 함경남도 신포에 지상 SLBM 수직발사 시험 시설을 설치한 북한은 이듬해까지 지상에서 SLBM 모의탄 수직발사 사출시험을 계속했다.

이어 지난해 5월 8일 SLBM 수중 사출시험을 처음 실시한 이후 11월 28일과 12월 21일에도 같은 시험을 반복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23일 동해상에서 실시한 시험발사는 작년 12월 시험발사보다 여러 면에서 진전된 것으로 평가됐다.

다음 날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사진에는 SLBM이 화염을 뿜으며 해수면 위로 솟아오르는 장면이 나왔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최대 발사 심도에서의 탄도탄 랭발사체계(콜드런칭) 안정성을 검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SLBM 시험발사 때만 해도 신포급 잠수함 발사관에서 SLBM이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해 잠수함 선체가 파손됐을 때보다는 좀 진전되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 4월 발사한 SLBM도 이번처럼 공중에서 폭발해 엔진이나 동체, 보조엔진 등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SLBM 수중 사출시험 단계를 넘어 초기 비행시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LBM은 보통 지상 사출시험, 수중 사출시험, 비행시험에 이어 잠수함에서 유도장치를 탑재한 SLBM을 쏴 목표물에 맞히는 시험발사를 거쳐 실전 배치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북한이 비행시험 단계에 진입했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아직 여러 차례의 비행시험을 거쳐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SLBM의 최소 비행 거리는 300㎞는 돼야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을 포함해 미사일의 정상적인 능력 발휘를 위한 다양한 지표들을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이 개발에 인적·물적 노력을 집중하는 SLBM은 깊은 바다에서 은밀하게 기동하는 잠수함이 쏘아 올리기 때문에 위협적인 핵 운반 수단으로 꼽힌다.

북한 SLBM(북한명 북극성)은 옛 소련의 SLBM인 SS-N-6을 모방 생산한 무수단(BM-25) 탄도미사일과 거의 구조와 모양이 같다.

기술도 상당수 공유될 것으로 풀이된다.

무수단이 네 차례 발사에서 실패하거나 공중 폭발한 것과도 유사점이 많아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초기비행 단계에서 공중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결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시험발사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