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첫 오찬…의원수는 급감 "아 옛날이여"
서청원 등 전대 후보군…김무성·유승민 어느 자리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8일 청와대 오찬에서는 다소 생경한 풍경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함께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지만, 20대 국회가 시작되고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참석자의 규모도, 헤드테이블의 얼굴도 확 달라졌다.

일단 지난 19대 국회 때와 비교하면 참석 의원 숫자가 크게 줄었다.

이날 오찬에는 전체 의원 129명 중 126명이 참석 예정이다.

김정훈 유재중 의원은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을 알려왔으며, 최근 친인척 보좌진 채용 문제가 불거졌던 박인숙 의원은 부득이하게 초청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원외 비대위원 6명이 추가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새누리당에서 참석하는 총원은 132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26일 열린 19대 국회 두 번째 오찬 때는 전체 159명 중 138명이 참석했다.

헤드테이블을 포함한 좌석 배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작년 8월 오찬 때는 당시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정훈 정책위의장, 서청원·김태호·이정현·김을동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박 대통령과 함께 앉았다.

이번 오찬에서도 심재철 국회부의장과 함께 당대표 격인 김 혁신비대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비대위 지도부가 헤드테이블에 앉게 될 것으로 보이나, 그 외 외부 비대위원들이 동석할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유일하게 박 대통령과 직접 대화가 가능한 헤드테이블을 원외 인사들로 채우자니 당청 소통 강화라는 취지와 다소 맞지 않다는 불만이 제기될 수 있는 한편 당의 비상상황을 타개해보고자 모신 외부 인사들을 소외시키는 것 또한 어색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8·9 전당대회 주자들의 좌석 배치에도 시선이 쏠린다.

특히 일부 친박(친 박근혜)계의 강력한 요청으로 당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서청원 의원의 경우 이날 오찬장에서의 박 대통령과의 '거리'에 따라 거취가 결정되지 않겠느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비박(비 박근혜)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박 주자들이 난립하고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의 '교통정리'를 기대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와 함께 당내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무성·유승민 의원의 자리 또한 관심을 끈다.

공교롭게도 이들 두 주자는 '원조 친박' 출신의 '비박 잠룡'으로, 박 대통령과 편치 않은 관계라는 공통점이 있다.

청와대는 관례에 따라 상임위별로 테이블을 배치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이 또한 어떤 상임위를 전진 배치하느냐에 따라 풍경은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오찬 때를 보면 김 의원은 당시 당대표로 헤드테이블에 앉았다지만, 청와대와 갈등을 빚으며 원내대표직을 중도 사퇴한 유승민 의원의 경우 국방위원회 테이블이 유난히 헤드테이블과 거리가 멀어 박 대통령과 일절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양한 해석을 낳은 바 있다.

더구나 유 의원의 4·13 총선 낙천에 따른 탈당과 무소속 출마, 그리고 청와대가 예견하지 못했던 복당 과정에 이르기까지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진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임기 말 당청 화합의 제스처로 오히려 유 의원을 포함한 복당자들을 전진 배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취임한 당 출신의 '전략통' 김재원 정무수석이 특유의 정무적 감각을 발휘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전해진다.

오전 11시30분부터 약 2시간가량 진행 예정인 오찬에서는 박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이어 당 측에서는 심재철 국회부의장과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건배사를 하고, 조경태·박명재·김정재 의원이 20대 국회를 맞이하는 소회를 간략히 밝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19대 의원들과의 첫 오찬에서처럼 개별 의원들과의 별도의 포토타임을 가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