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지역 '단수'로 이미 선정ㆍ수주내 발표…오산·평택·칠곡ㆍ음성 등 거론
한미 "국가ㆍ국민 안전 위한 방어적 조치"…사드 신제품 내년 실전운용 목표
중국 등 주변국에 사전 통보…중국 "전략적 균형 훼손" 강력 반발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1개 포대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미는 최대한 신속하게 사드 기지를 건설, 늦어도 내년 말에는 한반도에서 사드를 실전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한미는 8일 "주한미군에 사드체계를 배치하기로 한미동맹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토머스 밴달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은 회견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한미동맹의 방어적 전략의 중요한 요소인 미사일 방어태세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는 사드를 배치할 지역을 이미 '단수'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류제승 실장은 "사드배치 부지 선정은 완성단계에 와 있다"면서 "선정 결과는 늦어도 수주 내에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한미가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배치지역으로는 경기 평택과 오산, 강원도 원주, 충북 음성, 경북 칠곡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중부권 또는 경기권 지역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류 실장은 "주한미군 배치 사드체계가 실전 운용될 수 있는 시기를 한미는 늦어도 2017년 말로 목표하고 있지만, 더 빨리 배치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사드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어떠한 제3국도 지향하지 않고 오직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 운용될 자위권 차원의 방어용 무기체계"라고 강조했다.

이는 주한미군의 사드배치에 강력히 반발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날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에 사드배치 결정 사실과 그 배경을 사전 통보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즉각 성명을 통해 "앞으로 중국을 포함한 이 지역 국가들의 전략적 안전이익과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며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 류제승 실장은 "북한의 증대하는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 국가안위를 지키고 보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여기고 있다"면서 "중국의 전략적 억제력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내년에 주한미군에 배치되는 사드는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에서 새로 제작할 것으로 알려진 1개 포대로,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준중거리탄도미사일을 고도 40∼150㎞의 종말단계 고고도에서 요격하는 데 동원된다.

지금까지 11차례 진행된 요격시험에서 모두 성공해 사거리 3천㎞급 이하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입증됐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1개 포대로 대한민국 전역을 방어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추가 구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국방부는 "사드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사드는 주한미군사령관의 작전통제를 받으면서 한미연합작전에 운용될 계획이지만 최종 요격 명령권한은 현장 지휘관인 포대장에게까지 위임될 수 있다.

한미는 북한이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인 2월 7일 주한미군의 사드배치 가능성에 대한 공식 협의 시작을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3월 4일 사드배치를 논의할 한미 공동실무단의 첫 회의를 시작으로 그동안 사드배치 결정 여부와 배치 후보지역을 논의해 왔다.

국방부는 별도 설명자료에서 "사드 레이더의 최적 탐지거리는 한반도에 국한하며 주변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비행경로는 주한미군 사드의 탐지 범위를 벗어난다"면서 "미국의 지역 MD(미사일방어) 체제와도 상관이 없으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대한민국을 향해 날아올 경우 종말단계에서 이를 요격하는 데 운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정진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