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추락 헬기와 동일 부품 장착…교체작업 착수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KUH-1)의 외국산 부품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우리 군이 운항을 제한하고 부품 교체작업에 착수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4월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EC-225 헬기 추락사고 조사 결과, 엔진과 (날개 회전을 담당하는) 로터 시스템을 연결하는 '주기어박스' 일부 부품의 결함이 확인됐다"며 "수리온 헬기도 같은 부품을 장착하고 있어 예방적 차원에서 운항 제한 조치를 했다"고 7일 밝혔다.

EC-225 제작사는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스'(AH)이며 이 헬기 주기어박스도 AH 제품이다.

수리온 헬기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AH로부터 주기어박스를 수입해 수리온에 장착했다.

문제의 부품은 주기어박스 감속기어모듈 내부 '2단계 위성기어'로, 우리 군이 실전 배치한 수리온 헬기 50여대 중 30여대가 이 부품을 장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육군은 지난 1일 문제의 부품을 장착한 수리온 헬기의 운항 중단 조치를 했으며 이 부품을 장착하지 않은 수리온도 긴급작전 외에는 운항을 자제하도록 했다.

또 AH로부터 대체 부품을 확보하는 대로 교체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부품 교체가 완료될 때까지 당분간 우리 군 전력에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노르웨이 남서부 베르겐 해안에서는 지난 4월 29일 원유생산업체 '스타토일' 소속 EC-225 헬기 1대가 비행 중 로터 분리 현상을 일으켜 추락해 1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추락사고 직후 KAI는 AH에 수리온 헬기 주기어박스에도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타진했고 AH는 처음에는 '수리온과는 관련성이 없다'고 답했으나 최근 EC-225 헬기 추락사고 조사 결과와 함께 수리온의 운항 제한과 부품 교체가 필요하다는 권고를 전달했다.

우리 군은 올해 말까지 부품 교체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수리온 1대당 문제의 부품을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7억5천만 원으로, 전액 AH 측이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EC-225의 동종 헬기가 1천 대를 넘는다"며 "수리·부속작업을 모두 마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오는 8일 방위사업청, 육군,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경찰, 소방당국이 참가하는 설명회를 열어 조사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수리온을 기반으로 제작된 헬기를 사용하고 있다.

경찰청 소속 수리온 헬기 2대도 부품 교체 대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12일에는 방사청 회의를 통해 수리온 헬기 부품 교체계획을 점검하고 이와는 별도로 KAI는 협상팀을 AH에 파견해 후속 조치를 긴밀히 논의할 예정이다.

KAI는 부품 교체작업과는 별도로 AH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수리온 헬기의 부품 결함으로 일시적인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더는 확대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