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새누리 텃밭서 배지 단 '흙수저 변호사'…김해영 "의원, 생각보다 바빠"
“믿는다 해영아.”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부산 연제·사진)은 시장을 돌며 상인들에게 자주 들었던 말을 지난 4·13 총선 선거 운동의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김 의원은 기자와 만나 “‘긴말 안 해도 당신을 믿는다. 한 번 밀어줄 테니 잘해보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흙수저 변호사’로 알려진 정치 신인은 장관 출신 현역 의원(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을 새누리당 텃밭에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김 의원은 “흙수저라는 표현이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 운동 기간에 주변에서 그렇게 불러주긴 했지만 그런 표현이 나온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 대신 고모 손에서 자라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32세에 ‘늦깎이 변호사’가 됐다. 고등학교 2학년 때 43명 중 42등까지 해봤다는 김 의원은 직업반에 진학해 미용 기술을 1년 동안 배웠다. 수학능력시험을 불과 50여일 앞두고 공부해 부산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중 자신을 키워준 고모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아픔도 겪었다.

그는 이른바 ‘수저론’에 대해 “솔직히 청년 정책은 쉽지 않고 어려운 부분”이라며 “누군가 뾰족한 해법을 내놓겠다고 쉽게 말하는 건 거짓말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청년 문제는 개인의 노력이나 열정 문제로만 둘 수는 없다”며 “사회구조 변화를 위해 정치권부터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오는 12일 요한나 위커만 독일 청년사민당 대표와 만나 청년 문제와 청년 정책에 관해 간담회를 한다. 당내 최연소(39세) 지역구 의원인 그는 “쉽지 않지만 청년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좌우명은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다. 김 의원은 “한 번 부지런하면 천하에 어려운 일이 없다는 뜻”이라며 “매일 오전 7시 출근하며 떠올린다”고 했다. 그는 “막상 국회의원이 되니 생각보다 훨씬 바쁘다”며 “꼼꼼히 일을 챙기려고 하면 할 게 무한대로 많아진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