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길 봐, 지금 (군남)댐 수위를 평소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있어. 북에서 물을 방류해서 그런가 봐."


북한의 황강댐 방류 소식이 알려진 6일 오전 10시께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 인근을 찾은 주민들은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우려를 완전히 감추지는 못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비가 조금씩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군남댐 인근에 주민 20여 명이 모였다.

평소 댐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인적이 드물었던 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지역에서 나고 자랐다는 김모(76)씨는 북의 황강댐 방류 소식에 대한 생각을 묻자 "불안하지"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북에서 물을 갑자기 많이 방류하면 민가가 물에 잠기고, 특히 어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게 된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주민 윤모(62)씨도 "확실히 댐에서 수위를 낮게 유지하는 것 같다"며 "지금은 괜찮지만, 만약 북에서 작정하고 물을 흘려보내면 상대적으로 (황강댐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군남댐이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군남댐 주변 시설을 둘러보며 삼삼오오 모여 댐의 위치와 현재 상황, 전망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주민 등의 우려에 대해 군남댐을 건설한 한국수자원공사는 "황강댐에서 방류된 물이 흐르는 동안 북측 임진강 좌우로 분산돼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했고, 군남댐 관계자는 "황강댐을 기습 방류해 임진강 수위가 상승해도 강변에 있는 야영객과 낚시꾼만 제때 대피하면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군남 홍수조절지 관계자들은 필승교와 군남댐의 수위를 예의주시하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필승교 수위는 오전 10시 기준 1.9m 정도로 특이사항은 없다"며 "북에서 물을 방류했는데 이 물이 남한까지 흐르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예측이 안 돼서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군 관계자는 "북한의 황강댐 동향을 감시한 결과 북한이 오전 6시께부터 수문을 조금씩 개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황강댐 방류와 관련해 북측으로부터 통보문이 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연천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jhch79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