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8·9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였던 최경환 의원이 6일 불출마 결정을 내림에 따라 친박(친박근혜)계의 당권 장악에 빨간불이 켜졌다.

친박계는 물론 청와대도 끝까지 물밑에서 최 의원이 출마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불출마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그 날을 위해 오직 평의원으로서 백의종군하겠다"면서 "나의 불출마를 계기로 더 이상 당내에 계파라는 이름으로 서로가 서로를 손가락질하고 반목하는 일은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친박계는 대안 후보를 찾는 게 시급해졌다. 친박계 내부에선 이주영 의원을 대표 주자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고, 현재 거론되는 원유철 한선교 홍문종 이정현 의원 등이 모두 출마하면 판세가 불리하기 때문이다.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 추대론이 나온 배경이다. 8선으로 제20대 국회에서 여야를 아울러 최다선이고, 박근혜 대통령과도 별다른 얘기없이 당청 조율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적임자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친박계 초선들은 이날 서 의원을 찾아 출마를 읍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재선 이상의 10여명이 전날 찾은 데 이어 연일 서 의원 출마의 명분을 갖춰주는 모양새다.

서 의원만 나선다면 자연스럽게 친박계 대표 주자로서 표 분산을 막고 해 볼 만하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원·내외 당협위원장 정치적 성향을 보면 3분의 2 이상이 친박계라는 분석도 있다. 일단 70%가 반영되는 조직표에서 승리하고, 일반인 투표나 여론조사에서 어느 정도 선방만 한다면 당권 장악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전히 친박계 후보 단일화도 요원하다는 데 있다. 이주영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당의 원로이신 서 의원도 능력이 출중한 분"이라면서도 "친박 후보를 단일화한다면 계파 갈등을 재연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누가 적임자냐를 심판받도록 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