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군 의장 새누리 조선희 당선에 같은 당 의원들 "약속 파기" 반발
박계용 영동군의원 원 구성 반발 탈당, 최현호 옥천군의원도 탈당설

지방의회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분열이 심상찮다.

광역, 기초 할 것 없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 차지를 위해 여야는 물론, 같은 당 의원끼리 심각한 마찰을 빚는가 하면 당내 합의를 파기하고 상대당과 공조해 결과를 뒤집는 '반란'도 불사한다.

당내 합의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원 구성에 반발하거나 탈당도 결행한다.

충북 단양군의회는 5일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했으나 다수당인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전반기 원 구성 때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파행이 예상된다.

단양군의회는 이날 전반기 부의장을 지낸 조선희(61·새누리) 의원을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

조 의장은 재적 의원 7명 중 4표를 얻어 같은 당 오영탁 의원을 한 표 차이로 눌렀다.

오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3명은 의장 선출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2년 전 전반기 원 구성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장단 구성을 논의하면서 합의한 후반기 원 구성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반기에 같은 당 이범윤 의원과 조 의원이 의장단을 맡고 후반기에는 오 의원과 천동춘 의원이 각각 의장, 부의장을 맡기로 한 약속을 조 의원이 깼다는 것이다.

조 의원이 약속을 어기고 출마를 고집해 더불어민주당 의원 2명의 협조로 당선됐다는 얘기다.

오 의원 등은 "새누리당 충북도당과 협의해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동군의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박계용(60) 영동군의원은 이날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신의를 저버린 정당에 더이상 머무를 수 없다"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후반기 의장에 도전했다가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그는 7대 의회 원 구성 당시 후반기 의장 자리를 내정받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군의회는 주식회사가 아니며 '오더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며 이 지역구 새누리당 박덕흠 국회의원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그가 영동군의회 후반기 원구성에 개입했다는 뉘앙스다.

옥천군의회에서도 후반기 의장 진출에 실패한 새누리당 최현호 의원의 탈당설이 제기되고 있다.

최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새누리당과 동료 의원에 대한 실망이 커 모든 마음을 접었다"며 "다만 박덕흠 국회의원과 친분 등을 고려해 향후 진로를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적당한 때를 잡아 탈당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박 의원과 옥천 안내초등학교 동창이다.

새누리당 6석, 더민주당 2석으로 구성된 보은군의회에서는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전·후반기 의장단과 행정위원장·산업경제위원장을 싹쓸이하자 더민주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더민주 하유정 의원은 "전반기 새누리당에서 네 자리를 모두 가져가는 조건으로 후반기 상임위원장을 우리에게 양보하기로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았다"고 목청을 높였다.

보은군의회는 지난 1일 만장일치로 새누리당 고은자·정경기 의원을 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4일에는 더민주당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어 새누리당 원갑희·최부림 의원을 행정·산업경계위원장으로 뽑았다.

더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충북도의회에서도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의장 후보 선출을 앞두고 내부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는 모양새다.

청주 지역을 대표하는 김양희(청주2) 의원과 비 청주권 강현삼(제천2)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지지 세력 확보를 위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직 카드를 남발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단양군의회처럼 후보 중 한 명이 야당인 더민주당과 공조해 당내 의장 후보 선출 결과를 뒤집는 '반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감정의 골이 깊어지자 일부에서 차라리 의장을 1년씩 나눠 하거나 의장과 부의장을 나눠 맡는 게 어떠냐는 중재안도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쪽이 확보한 세가 팽팽하게 맞서 누가 되든 의장 선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이 쉽게 해소되지 않은 채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단양·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