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최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계가 분화하고 있다. 지난달 유승민 의원 복당 문제를 놓고 친박계 내 강·온파로 의견이 나뉜 데 이어 내달 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대표 경선 출마를 놓고 갈라지고 있다.

2004년 박근혜 의원이 대표에 오르면서 형성된 친박계는 여러 차례 분화를 거듭해왔다. 원박(원조 친박) 가운데 상당수는 현재 비박(비박근혜)으로 돌아섰다. ‘4·13 총선’ 뒤 1차 분화는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청와대와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유기준 의원의 출마를 말리면서 나타났다. 유 의원이 ‘탈계파’를 선언하면서 출마를 강행했으나 경선에서 패했다.

지난달 유 의원 복당 문제로 2차 분화현상이 나타났다.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서 기습적으로 유 의원 복당을 결정했을 때 조원진·김태흠·이장우 의원 등 강경파는 강력히 반발했다. 반면 친박계 맏형으로 불리는 서청원 의원은 “비대위 결정을 따라야 한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원박’ 한선교 의원과 ‘신박(신박근혜)’ 원유철 의원 등도 이에 동조했다.

전대 경선을 앞두고 친박은 다시 한 번 분열하고 있다. 이주영 의원이 대표 출마 선언을 했고, 이정현 의원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단일화는 있을 수 없다”며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원유철·홍문종 의원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최 의원의 출마 여부가 관심을 끄는 가운데 이주영 의원은 지난 3일 출마 선언을 하며 “총선 과정에서 계파 이익을 챙기면서 총선 패배 원인을 제공한 분들이나, 앞으로 당의 통합을 이루는 데 문제를 제기하는 인사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당 운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5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친박계 일각에서 제기된 서 의원 추대론과 관련, “여러 차례 견해를 밝혔지만 내가 당 대표로서 최적임자라는 판단”이라며 “끝까지 가겠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각자도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 의원 14명은 이날 최 의원이 불출마 뜻을 굽히지 않으면 당권 장악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서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 전대에 출마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에 서 의원은 고사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