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주선 국회부의장에게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발언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주선 국회부의장에게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발언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연합뉴스
대정부질의중 김동철-이장우 충돌…서로 사과요구 끝에 정회
金 "국민이 내 발언 잘못했다고 하시면 의원직 사퇴"
박범계 "與 이성없다" 발언에도 한때 고성 오가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여야 의원 간 난데없이 삿대질에 고성의 설전이 벌어져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오전 세 번째 질의자로 나선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이 '지역편중 인사'를 주장하며 황 총리를 추궁했고, 질의 내용을 비판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태도를 문제 삼은 게 발단이었다.

김 의원이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탕평인사를 펼치지 않았다고 호통치자 새누리당 좌석에서 질타가 쏟아졌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을 호명하며 "질문하는 데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 "말하고 싶으면 나와서 하란 말이야"라고 큰소리쳤다.

언쟁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질문을 이어가던 중 또다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웅성거리자 김 의원은 "총리의 부하직원이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냐"고 힐난했다.

김 의원은 이장우 의원을 지목하며 "동료의원이 대정부질문하는 데 가만히 있어라", "어떻게 대전시민은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이라고 뽑아 놨나", "제발 대전은 그런 사람 뽑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을 향해 "저질 국회의원들"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김 의원은 또 단상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때문에 대한민국이 이렇게 위기를 맞았는데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왜 질문하는 데 간섭하느냐"며 이장우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장우 의원도 좌석에 앉은 채 삿대질을 하며 맞받아쳤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 의원에게 "지역구 주민을 욕되게 하는 발언을 하면 안 된다", "인신모독이다"라며 사과를 요구했고, 김 의원은 오히려 이장우 의원에게 사과를 받아야겠다며 맞섰다.

이때 본회의를 주재하던 국민의당 소속 박주선 부의장은 "20대 국회 두 번째 대정부질문에서 정부를 상대로 한 질문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걸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김 의원과 이 의원 모두에게 자중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박 부의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상황정리를 요청했다.

김 의원은 본회의가 정회된 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무슨 말을 했다고 새누리당이 저리 반발하는지 국민이 판단해줬으면 좋겠다.

국민들께서 제 발언이 잘못했다하시면 당장 의원직 사퇴하겠다"고까지 말하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첫 질의자로 나선 더민주 박범계 의원도 김현웅 법무부 장관의 답변이 부실하다며 국회를 모독하고 있다고 해 새누리당 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박 의원은 "어버이연합이 박근혜 정부의 보위단체라고 보는데 김 장관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이에 박 의원은 "그럴 것 같으면 왜 여기에 나왔느냐"며 "법무부 장관이 국회를 모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 의원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자 박 의원은 "이게 문제라고 한다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이 든다"고 했다.

자리에 앉아있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우리가 이성이 없다는 뜻이냐", "사과하세요", "박범계 여전하네"라며 질타를 쏟아냈다.

박 의원이 황교안 국무총리를 상대로 질문하던 중에도 의석에서 큰 목소리가 나오자 황 총리가 새누리당 의원들을 향해 "진정 좀 하시죠"라고 했다.

박 의원은 법조비리 척결을 요구하며 "꼿꼿해 보이던 황교안 총리는 지금 죽었다"고 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그렇지 않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run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