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당 대표 출마 접나…애타는 친박
새누리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사진)이 당권 도전 여부를 놓고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 의원은 그동안 “개인적으론 대표 경선에 나가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고수해왔다. 당내 친박계 의원들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강한 대표론’을 내세워 최 의원에게 출마를 거듭 권하는 상황이다.

최 의원 측 관계자는 4일 “어느 쪽이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도움이 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며 “조만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대구·경북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만큼 4·13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숙하겠다는 뜻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서면 전대가 ‘친박 대 비박(비박근혜)’의 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당의 분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당권 도전에 나선 친박계 이주영·이정현 의원이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밝혀 교통정리도 여의치 않다.

친박계 의원들은 최 의원이 주류의 좌장으로서 집권 후반기 박근혜 정부의 각종 정책 과제를 힘있게 뒷받침하기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차기 대표는 내년 대선 경선을 흥행시키고 정권을 다시 잡기 위한 막중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실세 대표가 필요하고, 최 의원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권을 비박계에 내주면 집권 하반기에 자칫 권력 누수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친박계 일각에선 최 의원이 불출마로 최종 정리한다면 서청원 의원을 대표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서 전 대표가 당내 갈등을 해소하고 정권 재창출을 이끌어 낼 적임자”라며 “친박계 맏형격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런 얘기를 지금 들었다”며 “맞지 않다. (출마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제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편 친박계에서는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컷오프(결선투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후보 난립을 막고 선출되는 당 대표의 득표율을 높여 대표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사전 여론조사를 통해 1~3위를 우선 선발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당원과 국민이 참여하는 ‘1인1표제’ 방식으로 대표를 선출하는 방안을 6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자 구도보다는 친박 대 비박 1 대 1 구도가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