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도 해법 中 지지 필요" vs "미중 사이에서 한국은 어디에"

한국과 중국의 외교전문가들이 1일 중국 상하이에서 북핵 문제 해법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관계의 갈등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중국인민외교학회는 이날 상하이 훙차오(虹橋)영빈관에서 한중 각계 인사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1차 한중미래포럼'을 열어 한중관계, 한반도의 현황과 미래를 논의했다.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이날 포럼에서는 한중관계 발전을 위한 공감대를 찾는 시도보다는 그간 북한 핵도발 대응, 사드 배치 문제 등으로 노정된 양국간 갈등의 접점을 찾는데 관심이 집중됐다.

포럼의 유일한 정치인으로 참석한 홍일표 의원은 "한중관계가 24주년을 맞는 상황에서 북한 핵문제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중국경제도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도전을 받으며 한중 양국관계의 질서도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중 양국 사이에서 한국이 스스로 어떻게 위상을 설정하고 있는지에 대한 중국측의 도전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

중국의 한 외교전문가는 "북핵문제가 악화한 뒤 양국 입장과 이해충돌이 두드러져졌고 취약한 양자안보협력 기반에 큰 타격을 줬다"고 평가한 뒤 긴장된 지역정세 완화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중국측 학자는 한중관계를 둘러싼 갈등사안으로 북한, 미국, 영유권, 한반도 통일, 사회·경제체제의 차이, 역사 등 7가지를 제시하며 한중 양국이 이들 문제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측 참석자들은 북핵 문제가 미중의 지정학적 경쟁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만큼 한국 주도의 북핵 해결 방법론을 중국이 지지하고 전향적으로 협조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흥호 한양대 국제학대학원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양국 지도자의 관계를 바탕으로 한중관계의 내실화가 꾀해졌으나 북한 핵문제 등으로 인해 다시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며 "한중관계 발전을 위한 또다른 제도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원장은 이어 "중국이 공식적으로는 한반도 통일의 지지한다고 표현하지만 실제 내용은 '통일의 억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한반도 통일이 한중관계, 동북아의 유용한 공공재라는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위기관리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계를 갖고 있음에도 남북 대화 재개와 한반도 안정에는 여전히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국 전문가들은 또 주요 20개국(G20) 체제에서 한중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한국 측에서는 홍 의원과 문 원장, 김 교수 외에 이시형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이혜민 G20 국제협력대사, 한석희 주상하이 총영사, 최형규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기자, 이동률 동덕여대 교수,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자오치정(趙啓正) 중국인민외교학회 고문, 장팅옌(張庭延) 초대 주한중국대사, 왕사오푸(王少普) 상해사회과학원 부원장, 천둥샤오(陳東曉) 상해국제문제연구원 원장, 비지야오(畢吉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외경제연구소 소장 등이 참석했다.

한중미래포럼은 1994년 베이징에서 첫 회의를 가진 이래 양국 외교가와 학계 인사들이 양국관계 발전과 지역협력을 위한 상호이해를 도모하고 진솔한 의견교환을 통해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포괄적 대화체로 자리잡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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