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청와대가 공영방송 KBS의 보도에 직접 개입한 증거가 공개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7개 언론단체들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직후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사이의 두 차례에 걸친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하고 "청와대가 세월호 보도를 통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KBS가 해경 등 정부 대처와 구조 활동의 문제점을 주요 뉴스로 다룬 것을 두고 이 전 홍보수석은 김 전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뉴스 편집에서 빼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며 편집에 개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소문으로 떠돌던 세월호 참사 방송보도에 대한 청와대 개입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국민의 안전은 안중에 없고, 오직 대통령의 안위만 생각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정현 전 수석은 "평소 교분을 나누는 사이다 보니 통화가 지나쳤다. 부덕한 나의 불찰이다.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다만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바다 가운데서 사투를 벌이는 해경에 대해 선구조 후조치가 되도록 하게 해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현혜란 서혜림 기자 wi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