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천정배 대표직 동반사퇴…혼돈의 국민의당
안철수 "모든 책임 내가 져야" 최고위 만류에도 사퇴 강행
당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위원장에 박지원 추대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내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다. 막스 베버가 책임 윤리를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라며 “내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매번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 책임져온 것도 그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천 대표도 “우리 두 사람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대표직을 사퇴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당과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2일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추대된 뒤 149일 만이다.
안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당의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회피하지 않겠다”고 사퇴 의사를 내비쳤으나 다른 참석자들이 만류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는 최고위원들의 강력한 만류에도 사퇴의 뜻을 꺾지 않자 두 대표가 동반 퇴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국회부의장인 박주선 최고위원은 “당헌·당규대로 해야 한다. 지금 수습이 목적이지 현실에서 도피해선 안 된다”며 “지금 안 대표가 책임져서 당이 수습되겠느냐”며 안 대표 사퇴를 적극 반대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당헌·당규상 처벌로는 싸늘한 여론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고 판단,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박 원내대표는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대까지 4·13 총선 홍보비 파동과 안 대표 등의 퇴진에 따른 지도부 공백으로 위기를 맞은 당을 수습할 중책을 맡게 됐다. 국민의당은 리베이트 사건이 불거진 뒤 수습책을 놓고 일부에서 ‘안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내홍이 불거진 만큼 향후 당내 권력투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신속하고 질서 있는 당내 수습이 필요하다”며 “모든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박선숙, 김수민 의원은 의총에 참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손성태/김기만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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