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정밀하게 제작된 달러 위조지폐가 잇따라 발견돼 북한 당국의 관련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26일 중국 대북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 홍콩 사업가는 두 달 전 평양을 방문했을 때 사용하고 남은 미화를 홍콩 은행 계좌에 입금했다가 은행 측으로부터 100달러(약 11만7천 원) 지폐 중 일련번호가 'DE'로 시작하는 지폐 한 장이 위폐로 확인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은행 측은 홍콩법에 따라 위폐를 관계 당국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가는 평양 내 호텔에서 체크아웃할 때 낡은 지폐를 새 지폐로 바꿔달라는 호텔 직원의 요청에 따라 바꿔 준 지폐 가운데 위폐가 섞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3∼26일 평양에서 열린 국제상품전람회에 참가한 중국 사업가들이 상품 판매 대금으로 받은 100달러 지폐에서도 위폐가 나왔다.

이들 중국 사업가가 평양 내 장마당 2곳에서 환전상과 상인을 통해 입수한 50달러와 지인인 북한 주민으로부터 기념품으로 받은 50달러 지폐도 위폐로 판명났다.

달러 위폐는 정밀하게 제작돼 중국 사업가들이 북한 방문 때 소지한 위폐감별기로도 걸러지지 않았으며 100달러 위폐가 50달러 위폐보다 정밀하게 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위폐는 기계식이 아닌 전자식 인쇄를 통해 제작된 것으로 관측됐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에서 미화 위폐가 실제로 유통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이 미화 지폐 위조 여부를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며 "북한주민들이 전자식과 기계식 프린터와 인쇄용지 등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위폐 제작이 북한 정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환구망(環球網)과 봉황망(鳳凰網) 등은 지난 4월 중국에서 위안화 위폐가 유통되고 있다며 북한산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재정경리부 산하 비밀조직이 평성시 평성특수인쇄공장에서 위폐를 제조해 유통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