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홍○표 의원'
“여기가 아닌가 봐….”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 6층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실 앞. 의원회관 배치도를 손에 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관 정부 산하기관 임직원들이 의원실 문패를 확인하고 발길을 돌렸다. 이들은 20대 국회의원들의 상임위원회 배정이 끝나면서 업무 설명차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 가려다 이름이 비슷해 착각한 것이다. 홍익표 의원은 산자위 더민주 간사를 맡고 있다.

새누리당 홍문표(충남 홍성·예산·3선)·홍일표(인천 남갑·3선) 의원, 더민주 홍영표(인천 부평을·3선)·홍익표(서울 중·성동갑·재선) 의원이 19대에 이어 20대 총선에서 나란히 당선돼 다시 만났다. 동료 의원들은 이들을 ‘홍씨 형제’로 부른다. 이들 4명 의원은 모두 남양홍씨다.

홍문표 의원(69)이 맏형, 홍익표 의원(49)이 막내 격이다. 새누리당의 두 홍 의원은 6촌 간이다. 같은 마을(홍성군 홍동면 문당리)에서 자랐다. 4명 의원들은 당이 다르다 보니 따로 모임은 하지 않는다. 이름이 비슷해 지역구민들이나 소속 상임위 관련 부처·기관 관계자들이 사무실을 잘못 찾아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화가 잘못 걸려오기 일쑤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홍영표 의원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이름이 비슷해 유사한 해프닝이 벌어지곤 한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환노위 소관 기관 관계자나 기자들이 ‘홍용표 위원장님’ ‘홍영표 장관님’이라고 잘못 부르곤 한다”고 말했다. 홍문표 의원은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변호사법 위반 및 탈세 혐의로 구속된 홍만표 변호사와 헷갈려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이들은 홍준표 경남지사를 포함해 정치권에서 ‘홍표 전성시대’라는 얘기를 듣는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이름이 같아서 난감한 일을 겪는 의원들도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경북 경산·4선)과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광주 북을·초선), 새누리당 지역구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3선)과 비례대표 김성태 의원(초선)이 그들이다. 새누리당 최 의원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친박근혜계 좌장이다. 국민의당 최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공보기획비서관을 지냈다.

두 최 의원의 방은 의원회관 7층에 있다. 국민의당 최 의원은 최근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부총리님, 장관님’하는 분이 많은데, 나는 부총리가 아니다”며 웃었다. 새누리당 최 의원은 총선 뒤 국민의당 최 의원에게 축하난을 보냈다.

지역구 출신인 김 의원은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지낸 노동 전문가이고, 비례대표 김 의원은 교수(성균관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등을 거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