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신공항 목소리 내고 비박 주도 포럼 참석…'대선 무대' 올라서는 김무성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사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당 대표로 치렀던 4·13 총선에서 참패한 뒤 보였던 ‘잠행 모드’에서 벗어나 대선을 향한 ‘무대(김 전 대표의 별명인 무성대장의 줄임말이기도 함)’에 본격 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개헌과 신공항 등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재개하고 포럼에도 잇따라 참석하고 있다. 의원들과의 접촉도 늘리고 있다. 그는 당 대표 시절이던 2014년 10월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기국회 이후 개헌 논의가 봇물을 이룰 텐데 이를 막을 길이 없을 것”이라며 이원집정부제를 거론한 바 있다. 청와대가 개헌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내면서 김 전 대표는 이후 이 문제에 대해 언급을 삼갔다.

그러나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개헌은 소신”이라며 “기회가 될 때마다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주장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꼭 그것보다 대통령의 권력을 축소해야 한다. 분권형이 맞다”고 했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3일 “정치는 폐쇄적이 아니라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게 김 전 대표의 지론”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김 전 대표는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을 수 있는 의사결정 시스템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출범한 비박근혜계 주도의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이 김 전 대표와 관련해 주목을 받고 있다. 김학용 의원이 포럼 회장을 맡는 등 김 전 대표의 최측근 그룹이 대거 참여하고 있어서다. 김 전 대표도 준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8일엔 의원연구단체인 ‘퓨처라이프 포럼’이 재결성됐다. 이 포럼은 2013년 4월 김 전 대표가 발족한 단체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 김 전 대표는 언급을 삼가왔으나 정부가 ‘김해신공항’으로 확정하자 입장문을 내고 “최적의 방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가 새누리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8·9 전당대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가 1차적인 관심이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딱히 대선 등을 염두에 둔 행보라기보다는 의원 본연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무엇을 하든 준비를 해놓는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