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요격체계 범위 밖인 1천km 도달에 日방위성도 '충격'

일본은 북한이 신형 중거리 탄도 미사일 '무수단' 발사에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자 미일 공조로 미사일방어(MD) 능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23일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의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2일 밤 도쿄 총리 관저에서 개최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 각료 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요격 역량을 서둘러 향상시킨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이런 긴박한 대응에서 볼 수 있듯 일본 정부는 열도를 사정권 안에 두는 무수단의 성능 향상에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마이니치신문 23일자에 의하면,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22일 북한이 발사한 무수단 1발이 고도 1천km까지 도달했다는데 대해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이 정도 높이로 쏘아올릴 경우 일본 미사일 요격 시스템의 중추인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SM3(요격 가능한 최고 고도 300km)의 사정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미일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중·저고도 요격을 상정하고 있기에 일본 방위성은 미국과 신형 요격미사일 공동 개발을 서두를 방침이라고 마이니치는 소개했다.

이미 일본은 현재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해상배치형 차세대 요격 미사일 'SM3블록2A'(최고 고도 1천km 이상)를 2017년도(2017년 4월∼2018년 3월)에 처음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더불어 일본은 요격 가능한 최고 고도가 300km인 해상배치형 요격 미사일 SM3와 약 20km인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의 사이에 해당하는 요격 타이밍을 최고 요격 고도 150km인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로 메우는 '3단계 요격 체제' 구축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기존 PAC3의 개량형으로 사정이 2배인 'PAC3 MSE'의 도입도 검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미일MD 체제 구축을 위한 미국과 일본의 요구는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 맥락에서 한일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서둘러 체결하자는 요구가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GSOMIA 체결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한미일 세 나라 사이의 실시간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미 한미일은 2014년 12월 3국간 정보공유 약정을 체결한 상태다.

하지만 이 약정은 한일간에 비밀 정보를 공유할 경우 미국을 거쳐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긴박한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이번 무수단 발사의 성공을 계기로 세 나라 사이의 실시간 정보공유 체제 구축을 위해 한일 GSOMIA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미·일 측에서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과 가까운 위치에 레이더를 배치해 가속 단계의 미사일을 포착할 수 있는 한국의 추적 능력을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 방어에 활용하겠다는 것이 양국의 기대이기 때문이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