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소비·자본재 수입 증가, 소득 개선 분석"

지난해 북한의 전체 교역에서 중국과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91.3%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1일 발표한 '2000∼2015년 북·중 교역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對)중국 교역액은 원유 수입액 추정치를 포함할 경우 57억1천만 달러로 전체 교역액(62억5천200만 달러)의 91.3%였다.

2000년만 해도 북한의 대중국 교역액은 4억8천800만 달러, 중국의존도는 24.8%였지만 16년 사이 교역액은 12배, 교역의존도는 3배 이상 커진 것이다.

보고서는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이 계속되고 남북관계 악화로 남북 교역이 위축돼 중국과의 교역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은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2000년만 해도 북한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6.7%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92.1%까지 증가했다.

수출액은 같은 기간 4천만 달러에서 24억8천만 달러로 67배 늘었다.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은 2000년 4억5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29억5천만 달러로 6배가량 늘었고, 수입 의존도는 31.9%에서 77.6%로 약 2.4배 증가했다.

가공단계별로 보면 북한의 대중국 수출품 중 철광석과 무연탄 등 원자재 비중은 2000년 37.9%에서 지난해 53.5%로 15.6%포인트 올랐다.

또 같은 기간 최종재 비중은 14.7%에서 40.1%로 2.7배 늘었다.

특히 의류 등이 포함된 반내구성 소비재 비중이 0.2%에서 27.9%로 대폭 증가했다.

반면 중간재 비중은 47.4%에서 6.4%로 많이 감소했다.

대 중국 수입을 보면 같은 기간 원자재는 28.0%에서 1.5%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최종재는 29.9%에서 47.2%로 대폭 증가했고 중간재도 42.1%에서 51.3%로 늘었다.

특히 의류 등 소비재 수입이 18.4%에서 28.1%로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북한의 대중국 10대 수출입 품목을 보면 수출은 2000년에는 나무와 철강, 어류 순이었지만 지난해에는 광물 연료가 가장 많았다.

수입은 2000년에는 광물유와 곡물, 차량·부품 순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전기기기가 가장 많았고 기계류와 차량·부품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수출은 수입한 중간재를 재가공해 최종재로 수출하는 임가공무역 방식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수입품 중 소비재와 자본재 비중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북한의 소득수준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