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당위원장 경선이 전대 예비경선?…주요지역 경쟁 후끈
부문별 최고위원도 '들썩'…김병관·양향자 등 '文키즈' 관심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7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 방식으로 선출되는 최고위원 레이스가 달아오르고 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로 선출하는 더민주에서 그동안 최고위원 경선은 '마이너리그'로 여겨져 왔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19일 더민주에 따르면 당 대표 경선은 주자들의 '눈치보기' 속에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최고위원 경선을 준비하는 주자들은 활발하게 움직이며 벌써 경쟁구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최고위원은 당 대표와 함께 지도부를 구성해 내년 대선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 만큼 당내 역학관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맡게 된다.

문재인 전 대표 등 유력 대권주자 측근들의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여기에 선출직 최고위원 수가 5명에서 10명으로 늘면서 진입 문턱이 낮아진 점도 도전자들의 의욕을 자극하면서, 최고위원 경선은 모처럼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 시도당위원장되면 지도부 진입 가능…"큰 판 벌어졌다" = 더민주는 이번 전대부터 권역별 대표 5명을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진입시키기로 했다.

서울·제주, 인천·경기, 영남, 호남, 강원·충청 등 5개 권역에서 1명씩이며, 시도당위원장 가운데 호선을 통해 권역별 대표를 뽑는다.

이 때문에 시도당위원장 경선은 지도부 진입 인사들을 가리는 '전대 예비경선'의 성격을 갖게 됐다.

당 관계자는 "시도당위원장 경선이 지도부에 들어가는 관문이 됐다"며 "한마디로 큰 판이 벌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주요 시도당에서는 벌써 주자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서울 지역에서는 3선의 김영주 의원과 재선의 서영교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다.

여기에 일부 중진들이 추가로 레이스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선 구청장인 이해식 강동구청장이 지자체장으로서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나온다.

인천지역 정가에서도 재선인 박남춘 윤관석 의원과 함께 박우섭 남구청장의 이름이 흘러나오고 있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2·8 전대에서도 최고위원에 도전한 바 있다.

'텃밭' 광주에서는 총선에서 참패를 당하며 현역 의원을 1명도 배출하지 못한 만큼, 원외 인사들간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박혜자 전 의원과 함께 이번 총선에서 북구을에 출마했던 이형석 후보와 동남을에 출마했던 이병훈 후보 등이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문재인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민형배 광산구청장의 이름도 나온다.

총선에서 깜짝 선전한 부산의 경우 김영춘 시당위원장을 비롯해 김해영 박재호 전재수 최인호 등 현역의원 5명에게 모두 기회가 열려있다.

◇ 부문별 최고위원도 '들썩'…文 영입인사 관심 = 부문별 최고위원은 여성·청년·노인·노동·민생 각 부문에서 1명씩 5명을 선출한다.

전국여성위원장·전국청년위원장 등 전국위원장을 선출하면, 그 위원장이 자동으로 최고위원을 겸직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른바 '문재인 키즈'라고 불리는 문 전 대표 시절 영입 인사들의 도전 여부가 관심거리다.

당 관계자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더민주내 유력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의 측근인 이들이 지도부에 입성하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광주 서구을 지역위원장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가 여성위원장에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양 전 상무는 통화에서 "권유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결정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웹젠 의장으로 재직하다 문 전 대표에게 영입된 뒤 성남시 분당갑에서 당선된 김병관 의원은 청년위원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더민주 청년당원 기준은 만 45세이며, 김 의원은 올해 만 43세다.

또 다른 문 전 대표 영입인사인 김빈 빈컴퍼니 대표, 오창석 전 팩트티비 아나운서 역시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청년위원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울러 문 전 대표 시절 혁신위원으로 활동한 이동학 전 혁신위원 역시 청년위원장 후보로 언급된다.

반면 19대 청년비례 의원이었던 김광진 전 의원은 "(청년위원장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다음 세대 청년층이 맡아서 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