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래 향한 기운 일어나…양국관계 좋은 방향으로 기대"
부임 후 시작한 한글 서예 수준급…친필 작품 3점 사진 보내와

일본의 주유엔대사로 내정돼 이임을 앞둔 벳쇼 고로(別所浩郞·63) 주한 일본대사는 17일 향후 한일관계에 대해 "공동의 이익 추구를 통한 더욱 단단한 신뢰관계 구축이 과제"라고 말했다.

벳쇼 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서면인터뷰에서 한일관계는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은 지난해 미래를 향해 노력해 가자는 기운이 일어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벳쇼 대사는 "유럽연합(EU)의 외교책임자인 페데리카 모게리니 고위대표가 '유럽 여러 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공동의 이익을 함께 추구했고, 이를 달성했을 때 신뢰관계가 형성됐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일본과 한국은 안보와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공동의 이익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벳쇼 대사는 "이런 공동의 이익을 함께 추구함으로써 더욱 단단한 신뢰관계가 형성되고 일한관계도 발전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교적 장기간 주한대사를 역임하다 보니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끝까지 지켜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회고했다.

벳쇼 대사는 2012년 10월 주한대사로 부임해 이임을 앞둔 현재 3년 8개월째 장기 재임 중이다.

벳쇼 대사는 한일기본조약 서명일인 지난해 6월 22일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각각 서울과 도쿄에서 열린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일, 같은 해 11월 1일 서울에서의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 취임 후 첫 정상회담, 같은 해 12월 28일 한일 정부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등 국교정상화 50주년에 있었던 일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국교정상화 기념행사 참석에 대해서는 "이전까지와 달리 일한관계 분위기가 호전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임 시 일한 양국의 친구들로부터 '일한관계가 더 이상 나빠질 일은 없다.

앞으로는 좋아지기만 할 테니 행운아다'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지난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미래를 향해 노력해 가자는 기운이 일어나 의지 강한 양국의 리더(정상)가 지난해 내내 관계개선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한관계가 발전하려면 양국 정부가 합의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는데, 2015년 내내 양국 정부는 이를 확인해왔다.

앞으로도 양국관계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벳쇼 대사는 "본디 탄탄해야 할 양국관계가 탄탄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면서 "향후의 일한 관계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부임 후 시작한 벳쇼 대사의 한글 서예는 수준급으로 알려졌다.

그는 용비어천가 '뿌리 깊은 나무' 편과 '충신은 모름지기 효자의 가문에서 태어난다', '세상에서 무엇이 안 변하나 아스카 강물 어제의 깊은 소가 오늘은 여울이 되었네' 등 친필 서예작품 3점의 사진을 연합뉴스에 보내왔다.

벳쇼 대사는 오는 22일께 이임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후임인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62) 주한일본대사 내정자는 다음 달 중순께 부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태균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