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주장 봇물터지듯 나오게 돼 있어 내가 먼저 물꼬 터주려"
"새로운 시대 주춧돌…20대 국회는 통합 용광로 돼야"
"선진화법, 버리지말고 유지해야…고칠게 있으면 고쳐야"

20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입법부 수장으로 선출된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은 13일 "개헌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개원사에서 "내년이면 소위 87년 체제의 산물인 현행 헌법이 제정된지 30년이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은 "개헌은 결코 가볍게 꺼낼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외면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다"라며 "개헌의 기준과 주체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며, 목표는 국민통합과 더 큰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장으로서 20대 국회가 변화된 시대,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헌정사의 주역이 되도록 주춧돌을 놓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기에 앞서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상황"이라며 "다원성을 존중하되 국민통합을 이끌어 내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국회는 갈등을 통합하기보다 방조하거나 심지어 부추겨 왔다"며 "20대 국회는 여기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갈등과 차별, 분열, 불공정의 고리를 끊고 국민통합의 용광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개헌 주장이 봇물터지듯 나오게 돼 있다"며 "내가 먼저 물꼬를 터 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속으로 의장 직속 기구를 만드는 방안도 염두에 두느냐는 질문에는 "이제 검토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선진화법 논란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으면 좀 조정해서라도 선진화법을 버리지 말고 가는(유지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선진화법을 하나도 건드리면 안된다는 뜻이 아니라, 지난 4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고칠 부분은 고쳐서 쓰자는 것"이라며 "대신 이 법을 없애는 것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개정에 나설 경우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을 개정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미리 내 생각을 얘기하기보다는 교섭단체 대표들과 상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개원사에서 20대 국회의 3대 지향점으로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국회',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를 제시했다.

그는 "무항산(無恒産) 이면 무항심(無恒心)이란 말이 있듯, 정치의 기본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경제국회로서 국민에게 힘이 돼야 한다"고 했다.

또 "입법·행정·사법의 삼권이 조화를 이루는 '능동적 의회주의' 헌법정신을 구현해야 한다.

정부입법을 통과시키는 기능에만 머물러선 안된다"면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일고 있는데, 미래를 준비하고 나아가 통일한국의 밑그림까지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오전 개원식 후 일부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데 대해 "(지역구인) 종로에서 대통령이 나온 적은 있는데 의장이 나온 적은 없다"며 "종로 주민들이 자부심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이정현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