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기념행사 개최, 행사는 전반적 축소

남북 정상이 2000년 6월 평양에서 처음 만나 한반도 화해·협력시대를 약속했던 6·15 남북공동선언이 오는 15일로 16주년을 맞는다.

남북 간 교류·협력이라는 물꼬를 튼 6·15 공동선언은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상호 화해·협력의 증진을 도모하는 실천적 노력으로 이어지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후 남북관계가 꼬일 대로 꼬이면서 그 의미도 퇴색하고 있다.

올해도 남북공동성명의 의미를 조명하는 각종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기본부는 오는 15일 경기도의회에서 개성공단 근로자 협의회, 개성공단 입주지역 비대위, 국회의원, 경기도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를 연다.

간담회가 끝난 뒤 경기도의회 현관에서 경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개성공단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경기본부 행사와 더불어 매년 걷기대회를 개최해온 안산본부는 11일 화랑유원지~경기도미술관~화양초사거리 등 1시간30분 코스의 '제9회 통일 걷기대회'를 연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는 15일 YWCA강당에서 '동북아 정세와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동대 김준영 교수의 강연을 준비했다.

부산본부는 남북관계 경색 등의 이유로 2009년부터 시의 예산지원이 끊기는 바람에 이렇다 할 행사를 준비하지 못했다.

올해 7월에는 남북공동선언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취지로 '부산평화대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는 11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만남의 광장에서 기념 마라톤대회를 연다.

이후 이날 오후 7시 대전 기독교연합 봉사회관에서 관계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기념식과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의 초청 강연회를 개최한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도 내달 1일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평화협정 토론회를 개최한다.

서승 일본 리쓰메이칸대 특임교수가 '동아시아 평화의 위기, 해법은 평화협정'을 주제로 토론할 예정이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충북본부는 자체행사 없이 중앙위원회 일정에 따라 동참하는 정도로 16주년 행사를 갈음한다.

이밖에 대구와 인천, 전주 등 전국 곳곳에서 기념행사와 마라톤대회 등이 열리지만 행사 규모는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남북관계 최후로 보루로 꼽히던 개성공단이 올해 2월 전면 폐쇄되면서 6·15남북공동선언의 의미가 색을 바랬다.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꼬인 남북관계의 실타래를 풀려면 현 정부가 지난 정부의 남북 합의를 존중하고 새로운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희선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사무처장은 "남북관계에 따라 워낙 변수가 많고 재정적 여건도 안 돼 매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6·15강원본부 관계자는 "천안함 피격사건을 계기로 5·24 대북제재 조치가 취해지고서 지역 개별행사는 거의 없어지고 중앙단위 행사만 참여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진영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진전하지 못한 채 앞 정부의 성과를 후퇴시켰고 한미·한중 관계 속에 우리가 한반도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기회를 놓쳤다"라며 "이렇다 할 기념행사 없이 6 ·15남북공동선언이 빛이 바래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아쉬워했다.

(박정헌 한무선 강종구 류수현 김재홍 김소연 임보연 전창해 김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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