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 의원, 억대 불법자금 수수 의혹 검찰 수사…발칵 뒤집힌 국민의당
‘새 정치’를 내세워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이 ‘정치자금 스캔들’로 발칵 뒤집혔다. 20대 국회 최연소 의원인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30·비례대표·사진)이 4·13 총선 과정에서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최측근인 박선숙 의원과 왕주현 사무부총장도 이를 사전 논의·지시한 혐의로 함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김 의원, 박 의원, 왕 부총장과 리베이트를 준 정황이 있는 홍보업체 두 곳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이날 홍보업체 등 여섯 곳을 압수수색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총선 때 국민의당은 공보물 인쇄업체 A사, TV광고 대행업체 B사에 각각 국고보조금 20억9000만원, 11억2000만원을 줬다. 이후 당 인사가 A사에 2억원, 김 의원이 B사에 1억원을 리베이트로 요구했고 김 의원이 운영하던 디자인업체 브랜드호텔과 허위계약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1억1000만원, 682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B사는 회사 명의 체크카드를 발급해 국민의당 홍보 태스크포스(TF) 팀원에게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선관위는 “선거 공보와 관련이 없는 불법 정치자금으로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A사와 B사가 브랜드호텔에 돈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홍보 관련 업무를 수행한 데 따른 정당한 대가였다고 밝혔다.

이용주 의원(국민의당 법률위원장)은 “당은 총선 당시 브랜드호텔과 홍보작업을 하려 했으나, 이 회사 대표인 김 의원이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는 바람에 직접 계약을 맺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다른 업체와 계약했다”며 “이들 업체가 업무의 연속성을 위해 브랜드호텔과 재계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업체가 지출한 돈을 소속 의원이나 당직자가 사용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김 의원을 옹호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김 의원은 이날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국민의당은 박준영 의원이 ‘신민당 공천 헌금’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 김 의원까지 돈 문제에 연루되자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했다. 진위 여부를 떠나 상당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당이 급조된 과정에서 당 사무 전반에 체계가 없었고 내부 세력 간 알력 다툼 등이 심했는데, 결국 터질 게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뒷돈 의혹은 옛 국민의당 당직자 사이에서 제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