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책임·임기 말 국정과제 완수에 방점 찍어
일부 차관도 교체…개각 통한 인적쇄신 여부도 관심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의 참패로 끝난 4·13 총선 이후 두 달 만에 두 번째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단행해 국정 쇄신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총선 패배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일신하는 것은 물론 여소야대 체제로 출범한 20대 국회를 맞아 뚝심 있게 임기 말 국정 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를 전면에 배치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8일 발표한 참모진 인선 결과는 그동안 교체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인사들이다.

현기환 정무수석의 경우 청와대와 국회의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총선 패배 후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며 퇴로를 연 바 있다.

지난달 15일 단행된 총선 후 첫 참모진 개편에서는 비서실장과 정책조정수석만 교체 대상에 올라 현 수석의 사의는 반려되는 듯했으나, 20대 국회가 문을 열고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프랑스 순방이 끝난 시점에서 결국 물러나게 됐다.

김상률 교육문화수석도 지난 2014년 11월 임명된 '장수' 수석이라는 이유로 꾸준히 교체설에 휩싸여왔다.

이날 함께 물러난 김 수석과 조신 미래전략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인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각각 콘트롤해왔다는 점에서 해당 분야를 만족스럽게 챙기지 못한 데 대한 문책성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들을 대신할 새 수석비서관들의 면면은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분위기 쇄신과 더불어 임기말 국정과제 완수 독려라는 의미도 크다는 관측이다.

특히 김재원 신임 정무수석은 '친박' 핵심 인사로서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전략기획본부장은 물론 대통령 정무특보를 역임하며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일찍부터 새 정무수석 후보로 거론돼 왔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인사 발표에서 "김 신임 수석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의정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정치권과의 가교 역할을 수행해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현대원 신임 미래전략수석은 박 대통령과 같은 서강대 출신으로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창조경제분과 자문위원, 미래창조과학부 디지털콘텐츠산업포럼 의장 등을 역임하며 현 정부의 창조경제 전략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임 교육문화수석을 맡은 김용승 가톨릭대 부총장은 지난해부터 교육부 교육개혁추진협의회 공동의장 겸 총괄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교육개혁 추진에 관여해왔다.

참모진 개편과 더불어 이날 3개 부처의 차관을 교체했지만, 박 대통령이 추가로 개각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아직 20대 국회 원 구성이 교착 상태여서 장관 청문회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국회가 정상화되는 대로 박근혜 정부의 '원년 멤버'들을 비롯한 일부 장관직이 개각 대상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