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국회 원 구성 협상이 국회의장직을 어느 당에서 맡느냐를 두고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이 제안한 '자유투표'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투표를 하더라도 국민의당이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주지 않으리라는 점을 고려, 의장직을 지키면서도 새누리당에 제안을 함께 수용하자고 권유해 압박에 나서는 모습이다.

더민주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국민의당의 자유투표 제안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의원들은 "의장직은 우리가 맡아야 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제안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는 의견이 갈렸다.

우선 김 대표는 투표 제안에 대해 "유권자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것으로, 우리가 과연 원칙에 반하는 짓을 해서 되겠느냐"며 강력 반대했다.

그러나 다른 의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심재권 의원은 "국민의당의 의견을 받아들이자"고 했고, 김진표 의원도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이려면 기간 내에 원 구성을 해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

투표를 밀어붙여야 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번 결정에는 자유투표가 진행되더라도 국민의당이 새누리당을 지지할 수 없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의총에서 송영길 의원은 "국민의당이 새누리 후보를 찍으면 국민의당은 정치적으로 사망할 것"이라며 "우리는 법정기한 준수에 주력하면 된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훈 의원도 "투표를 해도 의장직을 우리가 가져올 수 있다"며 "법사위를 내주고 경제 상임위를 하나 가져오면 된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새누리당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리라는 것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여당이 거부하면 본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여당의 제안 거부로 본회의가 무산되는 모양새가 돼, 책임이 넘어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자유투표 결과는 낙관할 수 없다. 국민의당이 (더민주를 지지하는) 조건으로 자유투표를 하겠다고 언급한 적은 없다. 그렇게 녹록한 분들이 아니다"라며 여당에 투표제안 수용을 압박했다.

그는 "법정시한을 지켜야 한다"며 "수석부대표든 원내대표든 만나 얘기하자"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