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대화 시동·미중갈등, '제재균열' 우려속 방중
리수용 방중결과 설명듣고, 지속적 제재 강조할 듯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평화교섭본부장이 오는 8일 1박 2일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회동하기로 했다.

김 본부장의 베이징행은 북중간 대화 가동 직후라는 점에서 대북 공조와 관련해 관심을 모은다.

앞서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연초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로서 처음으로 베이징을 방문(5월31일~6월2일)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했다.

리 부위원장은 시 주석의 면전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거듭 천명한 반면, 시 주석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미약한 메시지를 발신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에 균열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북한의 명확한 태도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고, 그동안 악화했던 북중관계 개선에 시동을 건 것이 대북제재의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더구나 최근 대북제재와 무역, 남중국해 등을 둘러싼 미중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이 '전략적 자산'으로서 '북한 껴안기'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미국 재무부는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겨냥해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했고, 미 상무부는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를 상대로 북한을 포함한 제재 대상국과의 수출거래 내역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국은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도 미중 갈등은 점입가경 양태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미중 갈등이 격화될수록 대북제재 전선에서 중국의 원심력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김 본부장의 방중에 앞서 6~7일 열리는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중국 측의 의중을 짚는 한편, 강력한 대북 압박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본부장의 방중 역시 북중 대화와 관련해 중국 측의 의중과 북측으로부터 어떤 메시지가 있었는지를 직접 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김 본부장은 중국 측의 변함없는 제재동참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우리 정부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밝혀왔던 것처럼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가 돼서는 안 되며, 북한과의 대화는 비핵화에 기여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