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적을 많이 내시고 유종의 미를 거두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국가적으로도 얼마나 좋아요? 정말 그 생각밖에 없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3일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시사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말만 되풀이했다. 안 대표는 “나에게 자꾸 ‘행보를 보이라’고 하는데 기사 한 번 더 나오는 게 뭐가 중요하냐”며 “지금 나의 모든 관심은 ‘서민의 아픔’이라는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시급한 문제를 푸는 데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정치권에선 그의 대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반 총장과 안 대표는 ‘합리적 중도’라는 이미지에 따른 지지층이 겹치는 만큼 최대 피해자는 안 대표라는 것이다.

안 대표는 “UN 사무총장은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맡기 때문에 반 총장은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인 총장”이라며 “선진국에서는 존경받는 사회지도자들이 은퇴 후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하더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전날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 총장은 25.3%로 1위에 올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주보다 0.7%포인트 오른 22.2%로 2위, 안 대표는 3.2%포인트 떨어진 12.9%로 3위였다.

안 대표는 다음주부터 전국을 도는 ‘민생 행보’로 지지율 반등을 노린다. 안 대표는 “서민의 아픔을 느끼고 해결해주려면 경청을 많이 해야 한다”며 “정치인들은 말을 너무 많이 하는데, 나는 듣겠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