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결과 관계없이 몫 다 차지하려 하면 협치란 말도 창피스러"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3일 "의회주의는 유권자의 심판을 정확하게 따라가는 것이 원칙"이라며 "더민주가 1당이 됐으니 관례상 당연히 의장은 더민주의 차지가 돼야 한다고 모두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새누리당도 그렇게 하려는 것 같더니 다른 목소리를 내 원 구성에 차질이 생긴 것"이라며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파행을 겪는 것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의장을 어느 당이 갖나, 상임위원장 배정을 어떻게 하나 등으로 여야가 논쟁을 벌이면 국민들에게 정치권 전체가 싸움만 한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소야대가 이뤄진 다음에 제일 먼저 나온 말이 협치이고, 협치를 제대로 하려면 원 구성부터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양보할 기색 없이 과거에 여당이었다는 이유로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자신의 몫을 다 차지하겠다고 하면 협치란 말 자체가 매우 창피스러운 얘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원 구성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정부·여당이) 모든 책임을 국회에 돌리고, 야당이 국민의 지탄을 받지 않으리라는 염려도 나오지만 결코 그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양보할 것은 양보할 수 있지만 의회주의 원칙은 끝까지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은) 선거결과 냉철하게 판단하고 민의에 따라 원 구성이 이뤄질 수 있는 자세를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김 대표는 남북관계와 관련해 "북한을 두고 중국과 미국이 은연 중에 협의하는 과정인 것으로 안다.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문제를 과연 이런 상태로 쳐다만 봐야 하나"라며 "굉장히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비핵화 과정에서 우리의 외교적 능력은 무엇인지 조속히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