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사 원각대조사 열반대재 참석…"단 한 명의 공천에도 관여 안 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2일 "마음을 비우고 총선을 치렀는데도 패배했다"며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가 지난달 31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서울 지역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한 데 이어 나온 발언이어서 정치 행보 재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충북 단양 구인사에서 열린 상월원각대조사 제42주기 열반대재에서 추모사를 통해 "모든 일에 임할 때 무심으로 대하라는 대조사님의 가르침을 잘 실천했는데도 총선에서 패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심상청정 처처연화개'(一心常淸淨 處處蓮華 開)라는 상월원각 대조사의 법어를 인용하며 "비록 선거에는 졌지만 대조사님의 가르침이 진리인 만큼 계속 따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일심상청정 처처연화개'는 한마음으로 늘 깨끗이 하면 곳곳마다 연꽃이 핀다는 뜻으로, 중생들도 언제 어디서나 마음이 청정하면 부처님 마음과 다를 바 없다는 의미다.

이어 "대한민국이 여러 가지로 어려워 대조사님의 맑은 법어와 실천 정신이 더욱 그리워지는 때"라며 "저부터 마음에 쌓인 먼지를 조금이나마 털어내고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김 전 대표는 열반대재가 끝난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4·13 총선에서 단 한 명의 공천에도 일절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당 대표가 총선 후보 공천 문제에 이래라저래라 한마디 얘기한 적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하는 사람에게 욕심을 갖지 말라고 한다"며 "마음을 비우고 또 비워 보겠다"고 말했다.

마음을 비우겠다는 말의 뜻을 묻자 "말을 많이 하는 모습은 보기 안 좋다"고 말을 아꼈다.

열린 이날 열반대재에는 이시종 충북도지사, 원용기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새누리당 이종배·권석창 국회의원, 류한우 단양군수, 불자 등 2만여 명이 참석했다.

열반대재는 헌향·헌화,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독, 상월원각대조사 법어 봉독, 추모사, 추도사, 사홍서원 등으로 이어졌다,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은 추도사에서 "밝은 지혜와 넓은 자비를 비추던 거울은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고 자리가 바뀌어도 달라짐이 없다"며 "대조사님의 삶은 천태종도뿐 아니라 일체중생에게 더없이 크고 밝은 거울"이라고 추모했다.

이시종 지사는 "오직 중생구제 일념으로 평생 각고정진하신 대조사님의 삶은 큰 깨달음을 준다"며 "대조사님의 높은 뜻과 가르침을 받들어 도정을 펼쳐가겠다"고 말했다.

(단양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