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수용 전격 방중…양국 관계개선 신호탄 되나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이 31일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북한이 올 1월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고위 인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측근인 이 부위원장은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알려져 얼어붙은 북·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 부위원장 일행은 평양발(發) 고려항공 편으로 이날 오전 9시50분께(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했다. 40여명으로 알려진 대표단은 중국 정부의 공식 영빈관인 시내 댜오위타이에 여장을 풀었다. 중국 정부는 무장경찰과 순찰차량을 배치해 경호하는 등 상당한 수준의 의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평양발로 이 부위원장이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사흘 일정으로 방중 길에 올랐다고 확인했다.

이 부위원장은 5월 초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노동당 부위원장과 정치국 위원에 임명됐고,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직도 맡고 있다. 이번 방중은 제7차 노동당 대회 결과를 중국 측에 설명하는 게 주요 목적이지만 핵실험 대북제재 등으로 경색된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겠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조선(북한)은 중국의 중요한 이웃으로 정상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사견임을 전제로 시 주석과의 면담 성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부위원장은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스위스 유학 시절 후견인 역할을 한 만큼 일각에서는 그가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친서를 갖고 방중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