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통 "핵문제 입장 표명에 달려"
작년 9월 최룡해는 시진핑 면담 불발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31일 중국을 방문한 리수용 북한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우리 정부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리 부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날 수 있을지는 리 부위원장이 내놓을 보따리에 무엇이 들어있는지에 달려있다"며 "북한은 오늘 공교롭게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해 중국을 편치 않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리 부위원장이 핵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인 북한의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면 시 주석과의 개별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리 부위원장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중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리 부위원장이 특사자격으로 왔을 경우 외교관례상 만나주게 돼 있다면서 특사는 자국 정상의 친서를 휴대해야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리 부위원장은 일단 이날 저녁 중국측 파트너인 쑹타오(宋濤) 중련부장과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리 부위원장이 쑹 부장과 만나 핵문제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내놓거나 최소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면 시 주석과도 회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개별면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9월 중국의 항전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최룡해 당시 북한 노동당 비서도 결국 시 주석을 단독으로 면담하지는 못했다.

또 다른 한 소식통은 리 부위원장이 수십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한 것은 중국측과 사전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리 부위원장이 이번 방문에서 핵문제와 관련한 전향적인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리 부위원장의 전격적인 방중은 유엔의 고강도 대북제재 이후 고립화의 길로 가고 있는 북한이 중국에서 탈출구를 찾으려는 절박한 시도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북한의 핵문제가 정체된 상황에서는 중국도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최근 북한의 연쇄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철저하게 준수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으며 최근 북·중간 전체 교역규모가 큰 폭으로 줄면서 대북제재가 가시화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