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장 양보했으니 우리몫"…野 "운영·법사·예결중 1개 달라"
내일 원내지도부 실무협상…다음달 9일 넘기면 또 '지각 개원'

제20대 국회 임기가 오는 30일 시작되지만, 국회 개원을 위한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여소야대의 3당 체제로 출범하는 가운데 협상 구도는 새누리당에 맞서 두 야당이 공동전선을 구축한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원내 제2당으로 전락하면서 관례에 따라 국회의장은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넘겨줄 수밖에 없다.

다만 '입법부 수장'이라는 국회의장의 무게를 고려할 때 18개의 상임위원장 배분에선 그만한 반대급부를 얻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의 '출구'로 불리는 법제사법위원회는 물론 국회 운영을 다루는 운영위원회도 새누리당 몫이라는 것이다.

운영위는 청와대를 피감 기관으로 둬 더욱 절실하다.

또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거시경제 정책과 조세를 담당하는 기획재정위원회도 집권 여당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상임위다.

19대 국회에서 18개 가운데 10개 상임위원장을 확보했던 새누리당은 20대 국회의 정당별 의석수 재편에 따라 8개로 줄어드는 게 불가피하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제2당이지만 불과 1석 차이일 뿐이지 않나"라며 "여당으로선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게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한 정부 각 부처의 의견을 이날까지 취합, 오는 30일 두 야당과 만나 담판을 시도할 계획이다.

전반기 국회의장 확보를 기정사실화한 더민주는 새누리당이 법안·예산의 출입문이나 다름없는 운영·법사·예결위를 모두 갖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들 3개 상임위 가운데 적어도 1개는 더민주에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19대 국회에선 더민주가 법사위원장을 맡았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이 3개 상임위 중 1개를 양보하면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분리나 다른 상임위 통폐합 등은 쉽게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법사·예결위 중 1곳을 야당에 내놓으라는 주장에는 국민의당도 동조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교문위원장과 보건복지위원장을 국민의당이 확보하는 쪽으로 더민주와 물밑 협상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은 (3개 중 1개를 달라는) 제안을 한 것이고, 새누리당의 입장 정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의 입장이 이처럼 첨예하게 맞서면서 과거 국회와 마찬가지로 20대 국회도 제때 개원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3당의 '협상 방정식'에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에 따른 법안 자동 폐기 논란이라는 변수도 더해졌다.

국회법에 따르면 여야는 20대 국회 임기 시작 이후 7일 안에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이로부터 사흘 뒤인 다음달 9일까지는 상임위원장을 뽑아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임형섭 홍지인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