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오전 7시30분께 연평도 인근 해상 약 700∼800m 침범"
꽃게철 NLL 해역 긴장 고조…우리 軍 대비태세 시험 가능성

북한 단속정과 어선이 27일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북쪽으로 돌아갔다.

우리 군은 북한이 최근 적극적으로 대화 공세를 펼치면서 뒤로는 국지도발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보고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7시 30분께 북한 단속정 및 어선 각각 1척이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NLL을 0.4노티컬마일(약 700∼800m) 침범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경고통신에 이어 40㎜ 함포 5발로 경고사격을 했으며 북한 단속정과 어선은 7시 38분께 NLL 북쪽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북한 어선이 NLL을 먼저 침범하자 단속정이 뒤를 따라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북한 선박이 서해 NLL을 침범한 것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하루 만인 지난 2월 8일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온 데 이어 두 번째다.

서해 NLL 해역은 꽃게철(4∼6월)을 맞아 북한과 중국 어선이 활발한 조업 활동을 벌여 긴장 수준이 높아진 상태다.

서해 NLL 해역의 북한군 해안포와 경비정도 높은 수준의 작전태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달 초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를 통해 서해 NLL 해역에서 조업하는 북한과 중국 어선이 하루 평균 각각 140여척, 240여척으로, 예년의 2배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 단속정이 이번에 어선과 함께 NLL 남쪽으로 내려온 것은 북한 어선의 NLL 월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사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단속정은 어선의 조업을 통제하는 선박으로, 북한군에 속한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 단속정이 어선을 단속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면서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떠보려는 의도로 NLL을 침범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유도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남북간 긴장의 책임을 우리 쪽에 돌리려는 의도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최근 서해 NLL 해역을 비롯한 최전방 지역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거론하며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파상 공세 식으로 촉구한 것도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의 책임을 우리 쪽에 떠넘기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우리 군은 국제사회의 강고한 제재에 몰린 북한이 서해 NLL과 비무장지대(DMZ)에서 기습적인 국지도발을 감행해 국면 전환을 시도할 수 있다고 보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합참은 "현재 우리 군은 북한군 동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