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2004년 운영…당시 당 대표만 선출·최고위원은 폐지
야당처럼 대표·최고위원 따로 선출하는 방안도 가능

새누리당이 정진석 원내대표·김무성 전 대표·최경환 의원의 3자 회동을 통해 도입하기로 가닥을 잡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는 현재의 순수집단지도체제보다 대표의 권한을 한층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제도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도입이 확정되면 새누리당은 12년 만에 이 제도를 다시 운용하게 된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란 이름의 제도는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 시절인 지난 2003년 6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약 1년간 운영된 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 패배의 후유증 극복을 위해 제1 야당 대표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2003년 6·26 전대에서 순수집단지도체제를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하고 최병렬 대표를 선출했다.

전대에서는 당 대표만 선출하고 최고위원직은 아예 폐지하는 대신, 상임운영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신설해 당무를 운영했다.

상임운영·운영위원은 직선이 아닌 간선으로 선출됐다.

이는 전대에서 5명의 최고위원을 뽑고 그 가운데 최다 득표자를 대표 최고위원으로 선임하는 현행 순수집단지도체제와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당시 당 대표 1인 체제였긴 했어도 실제로는 대표의 권한이 그리 강하지는 않았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 관계자는 "당시엔 원내총무(당시 홍사덕)의 권한을 강화하고 당 대표의 오른팔인 사무총장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한편, 대표의 공천권에도 제한을 두는 등의 여러 가지 견제 장치를 뒀기 때문에 대표의 권한이 '이회창 총재 단일체제'보다는 약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하 첫 당 대표였던 최병렬 대표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 이후 박근혜 대표에게 바통을 넘겨줬었다.

이처럼 당 대표의 권한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자 2004년 3.23 전대에서 선출된 박근혜 당시 대표는 약 넉 달 만에 7·19 전대를 열어 순수집단지도체제로 회귀했으며, 이 제도는 현재까지 변함없이 지속해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도입되더라도 이전과 똑같은 형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인사들도 있다.

앞으로 당헌 개정 논의 과정에 최고위원직을 폐지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처럼 전대에서 대표와 최고위원을 구분해서 따로 뽑는 형태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는 최고위원직을 폐지하되 상임운영위원 간선제를 직선제로 전환해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